제설실패 후폭풍에 경기도 “사전살포시간 명시·민자도로 직접 관리” 즉각 개편

입력 2025-12-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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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만에 ‘경기전역 마비’…임신부 4시간 갇히고 시민 8시간 발 묶였다

▲폭설 도로에서 미끄러진 차량 사고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
▲폭설 도로에서 미끄러진 차량 사고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
최근 경기 전역을 덮친 폭설로 도로가 불과 2시간 만에 마비되면서 시민 수천 명이 귀가조차 하지 못하는 대규모 교통대란이 발생했다. 임신 8개월 여성이 결빙 도로에서 약 4시간 고립돼 구조를 기다렸고, 8분 거리 이동에 8시간이 걸렸다는 항의가 지자체 게시판을 뒤덮었다. 경기북부와 남부에서 접수된 112 대설 관련 신고는 3300여 건에 이르렀다.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4일 오후 5시부터 5일 오후 1시까지 폭설 관련 신고는 총 1472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교통사고 155건, 제설 요청 등 기타 신고가 1317건이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같은 기간 1902건(교통사고 83건, 제설 요청 732건, 교통불편 1087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가장 긴급했던 상황은 남양주시 호평터널 인근에서 발생했다. 임신부 A 씨가 복통을 호소하며 신고했으나 도로 전체가 얼어붙고 차량 수백 대가 정지해 구조대가 접근하지 못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차도 미끄러지자 시민들이 직접 차량을 밀어 구호를 도왔고, A 씨는 약 4시간 만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정부·양주·남양주 등 경기북부 곳곳에서는 새벽까지 정체가 풀리지 않았다. 의정부시 자유게시판에는 “서울 성수동에서 오후 5시50분 출발해 밤 11시35분 도착했다”, “평소 8분 거리 8시간 걸렸다”, “제설차는 단 한 대도 보지 못했다”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양주시에서도 “야근 후 퇴근하는데 4시간 동안 100m도 움직이지 못했다”, “전용도로 제설 부재로 사고만 3건 목격했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경기남부도 상황은 유사했다. 봉담~과천고속도로 청계IC~의왕IC 약 5km 구간은 4일 오후 7시부터 9시간30분 정체가 이어졌다. 과천터널 출구 내리막길에서는 차량 6대가 빙판길에 연쇄 추돌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대설 관련 현장 조치 169건을 수행했으며, 제설차량 1924대·인력 2210명·제설제 29016t을 투입했으나 강설 후 급강하한 기온 탓에 제설 직후 도로가 다시 얼어붙는 구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10일 이번 사태를 ‘대설 대응 실패’로 규정하고 긴급 개선책을 발표했다. 도는 예보보다 빠르게 이동한 눈구름으로 제설제 사전살포가 충분하지 못한 점, 퇴근 차량 정체로 제설차조차 움직이지 못한 점이 대란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앞으로 강설 시 권역별 제설제 사전살포 시간을 명확히 규정해 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직접 집행 상황을 확인·관리하기로 했다. 기존 시군 자율판단 방식은 사실상 폐지된다.

또한 도는 그동안 관리가 미흡했던 서수원~의왕 등 7개 민자도로의 제설 상황도 도·시군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직접 모니터링하고, 민자도로 사업자를 사전 대비회의 및 비상소통망에 참여시켜 제설 실적을 공유하도록 체계를 바꾼다. 오르막길 등 정체 유발 구간에는 2kg 내외 소형 제설제를 비치하고, 대형차 체인·배터리를 갖춘 긴급차량을 배치하며, 불가피한 정체 발생 시 우회안내와 구간 진입통제 매뉴얼도 강화한다.

경기도는 “이번 주말 강설 예보부터 개선안을 즉시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종돈 경기도 안전관리실장은 “4일 강설로 도민 불편이 컸던 만큼 개선안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앞으로도 빈틈없는 재난대응 체계를 구축해 도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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