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관세 여파에도 불구하고 그룹 전반의 수익성 회복력과 막강한 재무여력을 근거로 이같은 등급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경쟁 심화·전동화 전환 등 구조적 부담에도 안정적 실적과 견조한 현금창출력이 버팀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관세 인하의 순효과 △수익성 회복 △대규모 순현금 유지 △그룹 간 강한 운영·지배 구조적 연계성 등을 종합 반영한 결과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영업수익성 회복이 핵심 근거로 제시됐다.
무디스는 현대차의 조정 세금·이자 차감 전 이익(EBIT) 마진(금융 자회사 제외)이 올해 7.8%에서 내년 8.8%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 역시 같은기간 8.3%에서 8.8%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가 올 11월부터 25%에서 15%로 인하된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적용기간이 내년 12개월 전체로 늘어나지만 관세율 자체가 낮아진 만큼 순효과는 ‘플러스’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미국 내 생산 비중 확대, 브랜드 경쟁력 강화, 고수익 SUV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도 수익성 회복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재무 체력도 압도적이다. 무디스는 현대차와 기아의 조정 기준 부채비율(차입금/EBITDA)이 0.2~0.6배 수준, 두 회사가 보유한 순현금이 27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규모 전동화·신사업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재무건전성 훼손 우려는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그룹 내 부품 핵심사인 현대모비스도 EBIT 마진이 9.0%에서 9.4%, 순현금 7~8조원을 유지하는 등 안정성이 확인됐다. 애프터서비스(AS)와 현대차·기아의 ‘캡티브 수요’가 실적 변동성을 줄이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무디스는 전동화 전환 가속, 탄소배출 규제 강화, 리콜 관련 사회적 리스크, 순환출자 등 지배구조 요소가 구조적 부담으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산업 특유의 경기 민감도와 경쟁 심화 역시 장기적인 압박 요인으로 꼽았다.
무디스는 향후 등급 상향 조건으로 현대차의 조정후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A) 마진(금융 자회사 제외)이 10~11% 이상으로 올라설 것,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 강화, 기아·모비스의 안정적 수익성을 제시했다. 반대로 EBITA 마진이 7~8% 아래로 장기간 떨어지거나, 공격적 투자로 재무지표가 약화될 경우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 글로벌 판매에서 현대차 550만대, 기아 240만대를 기록하는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을 방어하고 있다. 무디스는 “강한 시장지위와 그룹 간 전략적 연계성은 향후에도 등급의 핵심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