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내년 고금리 등 영향 더 클 것"

12·3 비상계엄 이후 1년. 소비시장 역시 깊은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던 초기 수개월은 지갑이 닫히는 ‘소비 절벽’이 이어졌고 내수 중심 업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혹독한 위기를 겪었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연말·성탄절 특수마저 집어삼켰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서민들의 삶에 직격탄이 됐다.
유통·외식·서비스업 전반에서 매출은 동시다발적으로 급감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 급락했다.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0년 3월(-18.3포인트) 이후 최대 하락폭이었다. . CCSI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수로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6·3 대통령선거 이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일단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퍼지면서 서서히 바닥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소비쿠폰 지급도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조금씩 풀리며 내수에도 온기가 돌았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버티기와 유통업계의 고군분투 끝에 얼어붙은 CCSI는 11월(112.4) 8년 만에 최고치로 반등했다. ‘극심한 공포’에서 ‘과도한 낙관’으로 급변한 셈이다.
이는 유통업체 매출로도 확인할 수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오프라인 주요 유통업체 13개사의 10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6.6% 늘었다. 백화점 12.2%, 대형마트 9.3% 각각 증가율을 보이며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다. 온라인 주요 10개사도 전년보다 6.8% 증가하며 지속성장세를 보였다. 한은이 발표한 올 3분기 민간 소비 증가율도 1.3%로 2022년 3분기(1.3%) 이후 최고치였다.
다만, 소비 회복의 이면에는 구조적 불안 요인이 여전히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재정 투입 효과가 크게 작용한 데다 고환율·고물가가 다시 소비를 압박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계엄 초기엔 소비 자체가 멈춰 사업 계획을 세울 수 없을 정도였고 회복세가 나타난 뒤에도 불확실성은 가시지 않았다”며 “소비쿠폰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었지만 내년은 고환율·고금리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