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전월세 동반 불안…10·15 대책은 나쁜 정책"

입력 2025-11-2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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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전월세 동반 불안…10·15 대책은 나쁜 정책"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집값·전월세 동반 불안…10·15 대책은 나쁜 정책"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아파트값과 전·월세 시장이 다시 요동치면서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나쁜 정책”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근 집값 급등 배경에 대해 “우선 본질적으로 바뀐 것이 없다. 크게 세 가지를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이 “공간시장과 금융시장의 영향을 받는다”라며 내년부터 서울 주택 공급이 2만 가구 이하로 떨어지고 2029년에는 “심각하게 감소한다. 이미 시장은 이를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 환경에 대해서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유동성이 많이 풀렸다. 앞으로 더 풀린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 일정이 다소 늦춰지더라도 “결국은 유동성이 확대된다”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도 “부동산은 인플레이션의 헤지 수단이다. 지금의 환경은 가격 상승과 월세 상승을 모두 가리킨다”라고 말했다.

대출 규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김 교수는 “강남에서는 30억, 40억 원대 아파트도 거래된다. 40억 원짜리를 산다고 하면 6억 원만 대출받고 34억 원은 자기자본을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자본에 4금융을 더 일으킬 수 있다.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기 때문에 지금의 규제는 오래 가지 못한다”라고 전망했다.

10·15 대책 자체에 대해서는 “실패한 것을 떠나 나쁜 정책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모든 사람을 동일하게 6억 원 기준으로 묶었지만, 부유층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사금융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약자를 더 어렵게 만드는 정책으로, 이런 방식의 극단적 대출 제한은 있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 상승기에는 수요 억제 정책이 성공하지 못한다. 문재인 정부 때도 매달 대책이 나왔지만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전·월세 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통계 구조부터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토부 통계에서 보증금 1천만 원에 100만 원도 월세이고, 1억 원에 10만 원도 월세로 잡힌다. 반전세 비중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 계약은 지금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한다. 전세 사기 사례에서 드러났다”라며 전세 축소와 반전세 확대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월세 자체는 오르고 있다. 주거 보조금을 정액제에서 미국식 정률제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보유세 논란에 대해서는 조세 형평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실효세율은 감정가·공정시장가액을 적용하면 0.1% 수준이다. 지나치게 낮다. 0.3%까지 올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고령층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연령 이상에게는 보유세나 양도세를 이월시키면 된다. 살고 있을 때는 올리지 않고, 재산을 정리할 때 한 번에 납부하는 방식으로 하면 된다”라고 제안했다.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서는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거대한 분양 시장을 여는 것이다. 공공 토지에서 20% 할인된 가격으로 민간 브랜드 아파트를 공급하면 기축시장 수요가 분양시장으로 이동한다. 과거에도 성공한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세운4구역·종묘 일대 개발 논란에 대해서는 특혜 논란과 경관 훼손 가능성을 동시에 제기했다. 그는 “세운4구역 기존 용적률은 600%다. 이를 1000%로 올리는 것은 민간 특혜다. 용적률 600%도 매우 높은 수준인데 1000%는 기형적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용적률 600%를 주고도 개발을 못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종묘 경관과 관련해서는 해외 사례를 들어 높이 규제의 필요성을 밝혔다. 그는 “파르테논 신전과 세인트폴 대성당은 도시의 랜드마크다. 두 도시 모두 조망 보호를 위해 주변 높이를 규제한다. 서울도 마찬가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실수요자의 매수 시점에 대해서는 “폭락이나 폭등 전망보다 자신의 소득 수준과 생애주기를 먼저 보라”라고 조언했다. 그는 “강북 아파트 중에는 서울 시민들의 소득으로 충분히 접근 가능한 가격대가 있다. 지나친 공포나 기대를 내려놓고 자신의 자산·소득 여건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 흐름에 대해서는 “서울과 강남은 이미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다”라고 규정했다. 그는 “강남은 작년에, 강북은 올해 초에 사이클에 탔다. 한 번 사이클이 시작되면 3~4년은 간다. 이런 상승 흐름은 수요 규제로 막기 어렵다”라고 전망했다.

▲"서울 집값·전월세 동반 불안…10·15 대책은 나쁜 정책"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집값·전월세 동반 불안…10·15 대책은 나쁜 정책" (조현호 기자 hyu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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