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마다 닫히는 대출창구⋯가계대출 구조적 '경고음'

입력 2025-11-2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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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가계대출, 연간 한도 33% 초과
은행권 대출 창구 차단…셧다운 조짐 뚜렷
신용대출 4년 만에 최대폭
고위험 투자에 쏠려 '빚의 질' 악화

연말마다 되풀이되는 가계대출 ‘셧다운’이 올해도 발생했다. 연초에 주택담보대출이 몰리고 부족해진 여력이 하반기 신용대출로 이동하는 패턴이 굳어진 가운데 올해는 증시로까지 빚이 유입되며 위험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내년 초 대출총량 목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대출 경직성이 해마다 심화되는 구조적인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가계대출(정책대출 제외)은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7조8953억 원 늘어났다. 이는 금융당국에 제출했던 올해 증가 한도 5조9493억 원을 32.7% 초과한 수준이다. 정부가 6·27 대책 발표 당시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 목표액을 연초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했고 은행권도 이에 맞춰 새로운 총량을 제시했지만 이달 기준으로 이미 목표치를 33% 뛰어넘은 셈이다.

4대 은행은 모두 목표를 초과했다. 은행별 초과율은 9.3%에서 59.5%까지다. 다만 범위를 5대 은행으로 넓히면 NH농협은행만 유일하게 아직 증가액이 목표치보다 적어 일정 여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는 10·15 대책 이전에 성사된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대출 실행으로 이어진 데다 국내외 주식 등 투자자금 수요가 신용대출을 통해 유입되면서 총량 관리가 예상보다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량을 크게 넘기자 은행들은 즉각 대출 접수를 제한하고 나섰다. KB국민은행은 22일부터 비대면 채널을 통한 올해 실행 주택구입용 주담대 신규 접수를 중단했으며 타행 대환대출(주담대·전세·신용)과 ‘KB스타 신용대출 I·II’도 같은 날 막았다. 하나은행도 25일부터 올해 실행되는 주담대 전세대출 접수를 제한할 계획이다.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몰릴 경우 동일한 조치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이 대출을 조이고 있지만 이달 가계대출은 지난달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0일 기준 769조2738억 원으로 이달 들어 2조6519억 원 늘었다. 이미 10월 한 달 증가 폭인 2조5270억 원을 넘겼고, 하루 평균 증가액도 1326억 원으로 7월 이후 가장 많았다.

문제는 ‘빚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담대는 이달 1조1062억 원 증가해 전월보다 증가 폭이 작다. 반면 신용대출은 이달 1조3843억 원 늘어 2021년 7월 이후 4년 4개월 만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신용대출 자금이 과거와 달리 생계나 주거가 아닌 증시 등 고위험 투자자산으로 흘러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규제가 강화된 영향으로 계약주금 등 부동산 거래 비용을 신용대출로 충당하는 사례가 많아졌고, 최근 국내외 증시 상승세로 투자자금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예년에는 금융당국과 협의 후 새해 총량 관리 목표를 새로 받으면 가계대출의 숨통이 트였지만 지금 흐름으로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내년이 가계대출 사이클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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