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알린 뉴진스, 남은 과제는 [이슈크래커]

입력 2025-11-1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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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어도어)
▲(사진제공=어도어)

348일.

그룹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에 복귀 의사를 밝히는 데 걸린 시간입니다.

지난해 11월 29일, 뉴진스 멤버 전원이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선언하면서 양측의 골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졌는데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 간의 갈등은 이보다 더 앞선 지난해 4월 시작된 바 있죠. 뉴진스 역시 어도어와 팽팽하게 맞서면서 민 전 대표를 지지해 왔습니다.

1년 여 강경하게 이어지던 뉴진스의 입장은 명확했습니다. '어도어와 신뢰가 파탄났으니 돌아갈 수 없다'는 거였는데요. 이 입장이 순식간에 뒤집어지면서 간밤의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뉴진스가 어도어와의 동행으로 노선을 변경한 거죠.

그렇다면 뉴진스의 컴백 무대도 머지 않은 걸까요? 뉴진스 멤버들이 강경하던 입장을 접고 어도어에서의 활동 의사를 밝힌 건 사실이나, 이들 앞에 놓인 길이 마냥 순탄치는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그룹 뉴진스 멤버 해린(왼쪽), 혜인. (뉴시스)
▲그룹 뉴진스 멤버 해린(왼쪽), 혜인. (뉴시스)

어도어 입장 차…"최선 다하겠다" vs "진의 확인 중"

12일 오후 어도어는 공식 입장을 내고 이목을 끌었습니다. 뉴진스 멤버 해린, 혜인이 소속사와 함께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한 겁니다.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 해린과 혜인이 어도어와 함께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두 멤버는 가족들과 함께 심사숙고하고 어도어와 충분한 논의를 거친 끝에,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전속계약을 준수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어도어는 해린과 혜인이 원활한 연예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팬 여러분들의 따뜻한 응원을 부탁드리며 멤버들에 대한 억측은 자제해주실 것을 정중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공식 채널에도 게재된 소속사의 공식 입장문에는 민지, 하니, 다니엘의 이름은 빠져 있었습니다. 곧장 혼란이 이어졌는데요. 3명이 복귀하지 않은 채 어도어와의 갈등을 이어간다면 앞서 전속계약 분쟁을 겪은 피프티 피프티 사례를 답습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피프티 피프티는 멤버들은 소속사를 이탈했다가 키나만 복귀, 새롭게 합류한 멤버들과 활동을 이어가고 있죠.

일단 뉴진스 '2기'는 면한 모양샙니다. 민지, 하니, 다니엘 3인은 법률대리인을 통한 자체 입장문에서 "최근 저희는 신중한 상의를 거쳐 어도어로 복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는데요. 이들은 "한 멤버가 현재 남극에 있어 전달이 늦게 됐는데, 현재 어도어가 회신이 없어 부득이하게 별도로 알리게 됐다"며 "앞으로도 진심을 다한 음악과 무대로 찾아뵙겠다"고 덧붙였죠.

다만 어도어 측은 극명한 온도 차이를 보였습니다. 해린, 혜인 두 멤버에 대해서는 "원활한 활동을 돕겠다"고 강조한 반면 세 멤버에 대해서는 "진의를 확인 중"이라고 밝힌 건데요. 협의 단계 차이가 엿보이는 지점이죠.

▲그룹 뉴진스가 3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어도어, 뉴진스 상대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그룹 뉴진스가 3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어도어, 뉴진스 상대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뉴진스 '변심' 쟁점은 전속계약 유효 판단

이 온도 차이는 차치하고, 뉴진스 완전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정규장 마감 후 하이브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13일에는 하이브 주가가 전장 대비 4.47% 오른 3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죠.

기존 그룹들의 활동에 뉴진스까지 합류하게 되면 하이브 실적이 크게 개선될 전망입니다. 2026년 가요계의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가 하이브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완전체 컴백이기도 하죠. 군백기(군 입대로 인한 공백기)를 마친 BTS는 완전체 앨범을 내년 봄 발매하고 대규모 월드투어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하이브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72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영업손실 422억 원을 기록하면서 시장 컨센서스(영업이익 363억 원)를 크게 밑돈 바 있죠.

그렇다면 뉴진스는 왜 갑자기 어도어 복귀 의사를 밝힌 걸까요. 여기엔 지난달 30일 법원의 1심 판결이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당시 법원은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5명을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앞서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해 11월 어도어의 신뢰 파탄을 근거로 들며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 독자 활동을 선언한 바 있는데요. 어도어는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법원에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이와 함께 본안 소송 결론이 나기 전까지 뉴진스 멤버들의 독자적 활동을 막아달라며 '기획사 지위 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제기했죠.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뉴진스 측은 이의 신청과 항고를 진행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과정에서 어도어는 합의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꾸준히 피력했고요. 뉴진스 측은 계속해서 '신뢰 파탄'을 강조하며 합의에 회의적인 태도를 드러냈죠. 재판부도 두 차례에 걸쳐 조정기일을 열었으나 양측이 합의를 내지 못하면서 조정 불성립으로 종결됐습니다.

이후 지난달 30일 전속계약 분쟁 1심에서 '전속계약은 유효함을 확인한다'는 판단이 나온 건데요. 뉴진스 멤버 5인의 법률대리인은 1심 선고 이후 "즉각 항소 예정" 계획을 강조했죠.

다만 업계는 물론 법조계에서도 뉴진스 멤버들이 소송을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습니다. 어도어가 실제로 계약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 검토, 추가적인 입증 자료를 제출하는 게 관건으로 꼽혔는데요. 뉴진스 측이 가진 자료가 없을 것이란 추측이 우세했습니다. 실로 항소장 제출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민사 소송 사건 판결에 불복할 경우 판결문을 받고 14일 이내에 항소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뉴진스의 항소장 제출 기한은 14일 0시까지인데요. 이때까지 항소하지 않으면 '전속계약은 유효하다'는 1심 판결이 확정됩니다. 기한 만료를 하루가량 남겨두고 어도어 전원 복귀를 선언하면서 약 1년 만에 전속계약 분쟁이 일단락 됐죠.

▲그룹 뉴진스가 지난해 11월 2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역센터에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룹 뉴진스가 지난해 11월 2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역센터에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뉴진스·어도어가 마주한 과제는

이날까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뉴진스는 법적으로 어도어 소속임이 확정됩니다. 민 전 대표도 이날 입장을 내고 "멤버들이 함께 복귀하기로 한 결정은 깊은 고민과 대화를 거쳐 내린 선택"이라며 "저는 그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응원한 만큼, 공은 이제 어도어 측으로 넘어간 모습입니다.

다만 이들에겐 쉽지 않은 과제가 놓여 있는데요. 그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겁니다.

전속계약 해지 선언과 독자 활동 시도로 인한 논란은 업계 내 신뢰 문제로 번진 바 있습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연매협) 등 음악 유관기관 단체들이 기획사–아티스트 간 계약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대중과의 신뢰 회복도 관건입니다. 데뷔와 동시에 가요계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은 뉴진스지만, 어도어와의 장기 분쟁 과정에서 그 이미지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는데요. 민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서, 기획사 지위보전 등 가처분 법정에서, 국정감사 등을 거치면서 어도어-뉴진스와의 갈등과는 관련 없는 하이브 레이블 소속 그룹이 입방아에 올랐고 일부 네티즌의 타깃이 됐다는 건 자명한 사실입니다. 한 그룹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의 댓글을 폐쇄해야 했습니다.

'혁명가' 타이틀 역시 자충수가 됐습니다. 뉴진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선 "사람들에게 익숙한, 우리가 데뷔했을 때의 모습과는 아주 많이 달라질 것"(하니)이라고 예고했고, '타임' 인터뷰에서는 "법원 판단에 실망했다"며 K팝 산업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를 강조했죠. 이때 뉴진스는 "이게 한국의 지금 현실일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게 우리가 변화와 성장이 필요하다고 믿는 이유다. 한국은 우리를 혁명가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뉴진스의 과제는 곧 소속사 어도어의 과제입니다. 어도어 역시 갈등 봉합을 위해 멤버들과 개별 면답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멤버 전원이 복귀 의사를 표명하면서 뉴진스라는 슈퍼 지식재산권(IP)을 재가동할 첫 단추를 꿴 셈인데요. 앞서 어도어 측은 "정규 앨범 발매 등 활동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죠. 이어 안정적인 완전체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선 소속사와 뉴진스의 소통 방식, 팬덤 및 대중과의 관계를 재정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 판결을 통해 전속계약 효력이 확인된 만큼, 어도어와 뉴진스가 상호 존중의 관계를 복원하지 않는다면 향후 활동은 '법적 타협'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습니다. 재결합이 뚜렷한 '공동의 선택'으로 읽혀야 한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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