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차세대 비만치료제 확보
체중감량시장, 5년래 950억 달러로 성장 전망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멧세라는 전날 화이자의 100억 달러(약 14조5800억 원) 규모 인수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 합의에 따라 화이자는 주당 86.25달러를 지급하는데, 이는 7일 멧세라 종가보다 3.69% 높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는 주당 65.60달러를 멧세라에 현금으로 지급하고 20.65달러를 추가 지급하는 조건부가치권(CVR)을 더하기로 했다. CVR은 미리 정한 성과 등을 달성하면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권리다. 화이자는 “13일 멧세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거래를 마무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앞서 화이자는 9월 멧세라를 최대 73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사 합의가 끝난 사안이었지만 노보가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뒤늦게 인수전이 격화했다.
멧세라 측은 이번 결정 배경에 대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노보와의 거래 추진에 따른 잠재적 위험을 경고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멧세라 이사회는 “(노보와의 거래가) 화이자의 합병안과 비교해 멧세라와 그 주주들에게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법적·규제적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FTC는 노보가 당뇨 치료제인 ‘오젬픽’과 다이어트약으로 명성이 높은 위고비를 보유해 독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설립된 멧세라는 GLP-1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과 또 다른 장 호르몬인 아밀린을 겨냥한 약물 등 다양한 비만 치료제 후보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두 약물 모두 월 1회 투여를 목표로 연구 중이다. 이는 현재 시판 중인 주 1회 주사제보다 복용 간격을 크게 늘린 것이어서 차세대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신생 기업을 둘러싼 세계 최대 제약사 두 곳의 치열한 인수전은 체중 감량 약물이 제약 업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고 WSJ는 짚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95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성인 약 40%가 비만으로 분류되는 미국시장에서는 올해 비만 치료제 매출이 22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