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트럼프와 ‘빅딜’…약값 내리고 관세 3년간 면제 혜택

입력 2025-10-0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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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 달러 투자…‘최혜국대우’ 가격 합의
화이자 주가 7%↑ 등 제약주 일제히 급등
‘관세 폭탄’ 최악 시나리오 우려 해소 영향
한국 등 외국 의약품 가격은 상승 불안

▲화이자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화이자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빅딜(Big Deal)’을 성사시켰다. 미국 내 일부 약값을 대폭 내리고 관세 유예를 대가로 받았다. 반대 급부로 한국 등 다른 나라에 판매되는 의약품 가격은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화이자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프로그램에서의 처방약 가격을 다른 선진국의 최저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관세를 3년간 면제받는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브리핑을 열어 “화이자가 메디케이드에 대해 앞으로 미국에서 출시하는 신약에 대해 최혜국대우(MFN)’ 가격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MFN 가격은 제약사가 미국 이외 선진국에 적용하는 가격 중 최저 가격을 지칭한다.

화이자는 주요 일차 진료용 의약품도 평균 50%(최대 8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가령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젤잔즈’, 편두통 치료제 ‘자브즈프렛’, 피부염 치료제 ‘유크리사’, 폐경 후 골다공증 치료제 ‘듀아비’ 등이 있다. 또 미국 내 제조 시설 복원과 연구개발(R&D)을 위해 700억 달러(약 98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의약품 관세를 3년 유예 받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미국은 세계의 보건의료를 보조하는 일을 끝낼 것”이라며 “다른 제약사들도 곧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부터 소비자들이 처방약을 할인된 가격으로 제약사로부터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웹사이트 ‘트럼프Rx’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방정부가 제약사와 직접 가격 협상을 진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납세자와 소비자에게 연간 수백억 달러의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제약사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미국시장에서 비싼 값에 의약품을 판매해 미국 소비자가 전 세계를 위해 제약사의 R&D를 지원해왔다고 주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처방약 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약 278% 수준이다.

미 정부는 의약품 관세를 협상 지렛대로 삼아 화이자 이외 다른 제약 대기업들과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7월 미국과 유럽 주요 글로벌 제약사 17곳에 약값 인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 “60일 안에 기업 측이 대응하지 않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인하 압박 속에서 화이자가 트럼프 행정부와 가장 먼저 합의를 본 것이다. 이 소식에 화이자 주가는 6.83% 급등했다. 덩달아 일라이릴리(5.02%)ㆍ머크(6.18%)ㆍ암젠(3.00%)ㆍGSK(5.01%) 등 다른 제약사 주가도 강세를 띠었다.

가격 인하가 메디케이드에 국한됨에 따라 제약사들이 최악의 ‘관세 폭탄’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2021년 기준 메디케이드의 총 약품 지출은 약 800억 달러로 메디케어(65세 이상·장애인 대상)의 지출 2160억 달러보다 적다

투자회사 개벨리펀드의 다니엘 바라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제약업계에 매우 유리한 결과”라면서 “메디케이드는 이미 특정 경우에 80%를 초과하는 상당한 할인 및 리베이트 혜택을 받고 있으므로, 제조업체에 대한 추가적인 영향은 비교적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앞으로 제약사들이 미국 이외 국가에서 가격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트럼프 행정부도 무역 협상 등을 통해 다른 나라에 가격 인상을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는 (가격이) 약간 오르겠지만 우리는 엄청나게 내려올 것“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공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선임고문이자 이번 합의 설계 실무를 맡은 크리스 클롬프는 “우리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동료들이 다른 나라들이 기존 의약품에 대해 돈을 더 내도록 장려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그 돈의 일부는 추가 R&D 자금이 되며, 일부는 미국으로 다시 가져와 미국인이 기존 의약품에 내는 가격을 더 낮출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제약 대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잇따라 직판 서비스와 미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의 직판 사이트와는 별도로, 미국 제약업계 단체인 미국연구제약공업협회(PhRMA)도 전일 독자적인 D2C(제조업체 직접 판매) 플랫폼을 2026년 1월부터 운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협회 소속 기업들은 국내 투자 계획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26일 D2C 서비스를 10월 1일부터 제공한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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