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비중 높은 한국⋯GDP 7.8배 달해

일본의 양육비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졸업까지 자녀 1명마다 우리 돈 약 2억300만 원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과 비교해 직접 양육비는 높지만, 사교육 비용을 포함하면 한국의 양육비가 큰 격차를 두고 일본을 앞지를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재팬타임스 보도와 일본국립성장의료연구센터(NCCHD) 통계 등에 따르면 일본에서 자녀 1명을 중학교 졸업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1632만 엔(약 1억5300만 원), 고등학교 졸업까지는 2172만 엔(약 2억300만 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9년 일본 내각부가 실시한 조사보다 고등학교 졸업 기준 약 20만 엔(약 188만 원)이 증가한 규모다. 사실상 물가상승이 정체된 일본 현지 사정을 고려하면, 전체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부담이 적지 않다고 NCCHD는 분석했다.
6세 이하 아동의 연간 양육비는 80만 엔(약 750만 원), 초등학생은 100만 엔(약 910만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연간 양육비는 증가한다. 특히 중학교 이후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게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첫째 자녀가 18세 이하인 일본 전역의 엄마 4100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NCCHD는 결과를 토대로 정부의 보육·교육 지원정책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NCCHD는 “육아 가구에 필요한 재정 지원을 평가할 데이터가 여전히 부족하다”라면서 “정책은 데이터에 근거해야 한다”라고 보다 면밀한 데이터 도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사한 기준으로 한국과 비교도 가능하다. 2024년 여성가족부 ‘한부모가족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미취학 자녀의 연평균 양육비는 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초등생 자녀의 경우 연간 606만 원, 중고교생의 경우 연간 평균 793만 원의 양육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만 따졌을 때 상대적으로 일본보다 양육비가 낮은 편. 그러나 그 이면을 살펴보면 한국의 양육비가 절대 낮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먼저 일본은 총양육비를 연령대별로 직접 산출한 반면, 한국은 영유아와 미취학 아동 양육비는 촘촘하게 조사됐으나, 초중고교생의 경우 ‘총양육비’로 통합해 산출했다. 나아가 한국의 경우, 보건사회연구원과 육아정책연구소 등 공공기관의 조사로써 신뢰성을 지녔음에도 조사 목적과 추구하는 정책지원 방향성이 달라 일본과 맞비교는 어렵다.
나아가 일본 육아비에 포함된 교육비가 한국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저출산 정책을 일본보다 일찍 시행해온 한국은 2019년에서 시작해 2021년부터 고교무상교육을 전면 실시 중이다. 입학금과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비용 등을 나라에서 지원한다. 이와 달리 일본은 중학교 졸업까지만 무상교육 기간이다. 현재 고등학교의 경우 선별지원 중이고 이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사교육 비용을 포함하면 일본의 양육비를 단박에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차관급 ‘국가데이터처’로 승격한 통계청의 2024년 발표를 보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29조2000억 원(전년 대비 7.7%↑)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참여 비율은 80.0%(1.5%포인트↑), 1주당 참여시간은 7.6시간(0.3시간↑)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전체 학생 수가 감소했음에도 참여율과 1주당 사교육 참여 시간은 증가한 셈이다.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9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사교육에 참여 중인 학생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초등학교 월평균 50만4000원(전년 대비 9.0%↑) △중학교 62만8000원(5.3%↑) △고등학교 77만2000원(4.4%↑)을 사교육에만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양육비는 전체의 절반 이상이 식비와 의류비 등에 집중됐지만, 한국은 교육비 비중이 높은 셈이다.
실제로 한국이 세계에서 양육비가 가장 많이 드는 나라이며 중국이 그 뒤를 이어 2등이라는 중국 연구소의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2023년 베이징 ‘위와(育娲)인구연구소’ 발표를 보면 한국에서 18세까지 자녀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7.8배로 추산됐다. 단연 세계 1위. 뒤이어 △중국은 6.9배 △일본 4.2배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4.1배) △독일(3.6배) △스웨덴(2.9배) △프랑스(2.2배) △호주(2.1배)와 비교해 2∼3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