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휴전에도 시장 불확실성 여전
금·유가는 시장 불확실성 증가에 상승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다소 완화됐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빅테크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하며 뉴욕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9.88포인트(0.23%) 내린 4만7522.12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68.25포인트(0.99%) 하락한 6822.34에, 나스닥지수는 377.33포인트(1.58%) 내린 2만3581.14에 거래를 끝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빅테크 실적 발표 후 실망감이 시장에 퍼지며 일제히 하락했다. 전날까지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나스닥 지수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전날 증시 마감 후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시장에서의 회사 간 평가는 엇갈렸다.
알파벳 주가는 이날 증시에서 2.45% 올랐지만, 메타는 11.33% 급락했다. MS 역시 2.92% 하락했다. 분기 매출 면에서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메타와 MS는 일회성 비용이 지나치게 지출됐거나 인프라 투자 금액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우려가 하락의 원인이 됐다.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전날 세계 역사상 최초로 5조 달러를 돌파한 기업이 됐지만, 이날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 하락하며 다시 5조 달러 아래로 돌아갔다.
제드 엘러브룩 아르젠트 캐피털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I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진 하루”라며 “현재 기술주들의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투자자들의 올라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09달러(0.15%) 오른 배럴당 60.5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배럴당 0.05달러(0.08%) 상승한 64.37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이 일단 무역 전쟁을 휴전하기로 선택했음에도 유가 시장은 세계 경기가 더 나아질 것이라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무역 전쟁의 끝 혹은 장기간 휴전이 아닌 언제든 재개될 수 있는 불확실한 휴전이라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국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희토류 통제 조치 1년 유예를 얻어낸 것은 물론 3년간 2500만 톤(t)의 대두를 구매하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 펜타닐 관세를 기존 57%에서 47%로 10%포인트(p) 낮추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희토류 수출 통제의 유예 기간이 짧은 점, 핵심 사안이었던 반도체 문제가 여전히 심도 있게 논의되지 못한 점 등을 우려하고 있다.
타마스 바르가 PVM 애널리스트는 “이번 미국과 중국의 합의는 양국 간 관계의 구조적 변화라기보다는 긴장 완화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불안감을 크게 해소하진 못한 회담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시장 참여자들은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 정례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OPEC+는 이 회의에서 하루 13만7000배럴 규모의 추가 증산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 가격은 미·중 무역 휴전에 대한 불확실성에 의한 안전자산 선호심리 확산과 더불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 영향으로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5.20달러(0.37%) 오른 온스당 4015.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현물 가격은 전장보다 1.0% 상승한 온스당 4003.6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연준은 전날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기로 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시장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12월 금리 인하 확정’ 설에 대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된 것은 절대 아니다”면서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 관계자는 “2026년 말 금 가격 전망치를 이전 온스당 3900~4100달러에서 4500~47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면서 “지정학적 긴장과 세계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금 수요를 지속해서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