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가정보국 NIB 출범⋯‘스파이 왕국’ 오명 벗어내나

입력 2026-08-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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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별 정보 수집하고 분석 총괄해
2차대전 후 처음 설립한 정보기관
美ㆍ獨 정보기관서 비공개 자문 얻어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정부가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부처별 정보 수집과 분석 기능을 한데 묶는 국가정보기관을 출범했다.

급증하는 안보 위협에 대응하고 정보 수집 능력을 현대화하겠다는 취지다.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노골적으로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1일 요미우리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일본 정부는 약 80년 만에 독립적인 통합 정보기관 국가정보국(National Intelligence Bureau, NIB) 창설했다.

아베 신조 내각 때부터 논의가 시작됐으나 작년 10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취임한 직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다카이치 내각이 총리 직속 정보기관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각의(국회)에 제출해 통과시키면서 구체화했다.

◇총리실 산하 내각조사실이 첩보 담당

그동안 일본 정부의 국가정보는 총리실 산하 내각 정보조사실에서 담당했다. 이를 NIB로 격상하고 각 부처와 기관의 정보활동을 종합 조정 기능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NIB는 정보 수집과 분석의 ‘통합 조정’ 기능을 갖춘다. 이를 통해 부처별로 흩어진 정보를 총리 단계에서 취합하고 분석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접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일본의 군사 및 정보 체계 재편 움직임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낸 셈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5월 논평을 통해 “일본 국가정보국 창설 법안이 내각에서 가결된 점에 우려를 표한다”며 “일본의 군사와 정보 분야 재편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 재편된 정보망을 활용해 일본과 주변국 간 민간 교류를 감시하거나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군국주의의 부활을 우려하는 취지의 논평이었다.

주변국 우려 속에서 출범한 NIB는 안보와 테러 관련 주요 정보 분석ㆍ해외 정보활동 등에 대한 기본 방침을 수립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나라별 간첩들이 들끓었던 일본

2차 대전 직전까지 일본에는 특고경찰과 헌병대가 있었다. 사찰과 탄압에 관여한 역사가 컸다. 이 때문에 강력한 정보기관과 감시 권한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컸다.

전후 헌법 역시 표현의 자유와 통신의 비밀 등을 강하게 보장했다. 정부의 광범위한 감시 권한 확대를 어렵게 만들었던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본은 오랫동안 스파이 활동이 들끓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2차 대전 패전 이후 일본은 해외 스파이들의 일본 내 활동을 감시할 능력과 역할이 약화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일본 내각은 NIB 출범을 앞두고 꾸준히 명분을 쌓았다.

대표적으로 러시아 스파이 수십 명이 일본에 들어오고 중국발 허위 정보 공작이 벌어지는 현실도 꺼내 들었다. 결국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부처별 정보 수집·분석 기능을 한데 묶는 중앙 정보기관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공론화할 수 있었다. 설립의 당위성을 확보한 셈이다.

실제로 일본은 해외 정보를 수입할 주요 기관조차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집권 자민당 소속 의원이자 산업 스파이 사건을 기소했던 전직 변호사 시오자키 아키히사는 요미우리신문을 통해 “우리는 이 상황에 대해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미국과 호주ㆍ독일 등에 비공개 자문 구해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NIB는 700명 규모로 출범한다. 현재 내각 정보조사실과 유사한 규모다. 그러나 권한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강해진다. 나아가 출범 후 인원을 대대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미국과 독일 등에 필요한 기술과 인력 구성, 업무 우선순위에 관한 비공개 자문까지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NIB의 초대 국장은 경찰청 출신의 하라 가즈야(原和也·58) 내각정보관이 임명됐다.

24일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NIB 초대 국장으로 내정된 하라 국장은 1990년 경찰에 입문, 이후 경비과장과 외사과장 등 공안 분야에서 일해 왔다.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정권 출범 이후에는 국가정보국 설립을 위한 준비를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보 체계 전문가인 리처드 새뮤얼스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NIB 출범은 강력한 정보 공동체를 갖추기 위한 일본 내각의 진전”이라면서도 “일본은 여전히 정보 강국이 아니다. 일본 내각도 이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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