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혼불문학상 '4인칭의 아이들'⋯김아나 "소설 속 아이들에게 주는 상"

입력 2025-10-2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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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은 제가 아니라 제 소설 속 아이들과 그들의 이야기에 주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아나 작가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4인칭의 아이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아나 작가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4인칭의 아이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서울 중구에 있는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4인칭의 아이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아나 작가는 "나는 단지 아이들의 이야기를 종이에 받아 적는 역할을 했다. 그렇기에 이 상의 무게가 상당히 무겁게 다가온다"라며 수상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이 책은 '행복한 아이들의 복지 재단'이라 불리는 곳에서 자라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보호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폭력과 착취의 구조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소설에서 작가는 화려한 후원 속에 시작된 새로운 삶이 사실은 아이들을 통제하고 이용하는 시스템이었음을 폭로한다. 1·3인칭으로는 담을 수 없는 집단적 고통을 포착하기 위해 '4인칭'이라는 시점을 도입했다는 게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다.

김 작가는 "초고를 마치고 퇴고하는 과정에도 소설 속에는 4인칭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하지만 동료 소설가들과 함께 작품을 비평하는 과정에서 한 소설가가 나에게 올가 토카르추크가 이야기한 4인칭에 대하여 알려주었고 소설에 적용해 보도록 권유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생각하는 4인칭이라는 개념은 같은 경험을 공유했으며 경험에 대하여 소통하는 집단이다. 또 자유롭게 뭉치고 흩어지는 것이 가능한 유동적인 여러 사람의 모임이라고도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작가는 '나'와 '너' 등의 시점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집단적 고통을 표현하기 위해 4인칭이라는 새로운 시점을 제시한다. 각자의 삶에 충실하면서도 함께 모여 아픈 기억을 치유하는 일련의 과정이 4인칭의 개념과 연결된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김아나 작가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4인칭의 아이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아나 작가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4인칭의 아이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설의 또 다른 특징은 아이들이 잃어버린 기억을 찾거나 복수를 행하는 과정이 대부분 샤머니즘적으로 해결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 세상에는 이성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건들이 너무도 많다. 샤머니즘과 꿈, 텔레파시 같은 요소가 이성과 합리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에 한국 무당에게도 관심이 많았다. 그들의 퍼포먼스가 예술적 영역에 속한다고 여겨왔기에 소설에 꼭 등장시켜 보고 싶었다"라고 부연했다.

간담회 끝에 김 작가는 향후 자유로운 여성들에 관한 소설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말이 많고 많이 여행하고 크게 노래하는 여성들에 관하여 쓰고 싶다"라며 "지금보다 날씨가 더 추워지면 새로운 장편을 쓸 계획이다. 이번에는 플롯에 얽매이지 않고 손이 가는 대로 가벼운 터치로 쓰고 싶다"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제15회 혼불문학상에는 예년보다 늘어난 332편의 작품이 응모됐다. 은희경, 편혜영, 박준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10주년을 맞이한 2021년부터는 상금을 7000만 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는 등 수상 작가에게 국내 최대 규모의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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