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 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의지를 거듭 밝혔다. 특히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국가)'라며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현실을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김 위원장을 회담장에 적극 유인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양국 간 회담 개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의 대화 전제조건으로 북한이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하는 것에 열려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들이 일종의 '뉴클리어 파워'라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들이) 핵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말할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핵보유국 발언은 경주에서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방한(29~30일) 기간 중 김 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을 성사시키기 위한 고도의 계산된 유인책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지칭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취임 당일(1월 2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뤄진 언론과의 질의응답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 '뉴클리어 파워'라고 언급하며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기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3월에도 그는 김 위원장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지칭하며 북한을 인도와 파키스탄 등 핵보유국과 같은 선상에 놓는 듯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국제 관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트럼프 대통령 인식을 재확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만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해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북한 비핵화라는 미국정부의 원칙과 목표에 변화가 없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 과정에서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수차례에 걸쳐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하고 싶다"면서 "그(김 위원장)는 우리가 그쪽으로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100% 열려 있다"며 "나는 그와 아주 잘 지낸다"고 강조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간 회동에 대한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대언론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이번 일정에는 잡혀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물론 변동이 생길 수는 있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