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韓 약속한 ‘美 조선업 부흥’, 현실화까지 멀어”

입력 2025-10-13 11:1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미국 선박 건조비 한국의 4~5배… 기술력도 부족

▲7월 31일 오후 경남 거제시 아주동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 건조 중인 선박이 보인다. 연합뉴스
▲7월 31일 오후 경남 거제시 아주동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 건조 중인 선박이 보인다. 연합뉴스

한국이 미국의 조선업 부흥을 약속했지만 현실화하기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한화그룹은 주문된 두 척의 최대 규모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거의 전량 한국에서 건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조선소는 아직 이처럼 크고 복잡한 선박을 건조할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단순한 LNG 운반선을 건조하려는 노력은 지연과 비용 초과에 번번이 부딪혔다. 현재 미국에서 원양 선박을 건조하는 비용은 중국이나 한국에서 건조하는 비용보다 4~5배 더 비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상업용 조선업을 다시 미국으로 되돌리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8월 대규모 무역협정의 일환으로 한국이 미국 조선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간 정부 방치로 인해 미국 조선 능력과 해운 인력이 약화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국내 해운 산업 부흥 노력의 일환으로 이달 미국 항구에 입항하는 중국 선박에 대한 새로운 항만 사용료를 시행할 계획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조선소는 100만 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했으나 이후 수십 년간 미국 조선업은 극히 저조한 수준으로 위축됐다. 현재 남은 소수의 주요 조선소들은 대부분 미국 해군을 위한 함정 건조 및 수리 작업을 수행한다.

신규 상선을 생산하는 조선소들은 대부분 국내 노선을 운항하는 미국 기업을 위한 소형 선박을 제작한다. 미국 조선소들이 이 사업을 수주할 수 있는 것은 1920년 제정된 존스법 덕분이다. 해당 법은 미국 항구 간 화물 운송 선박이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인이 소유하며 미국 보험에 가입하고 미국인이 운영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해운 컨설팅 업체 카라차스 마린 어드바이저스의 바실 카라차스 최고경영자(CEO)는 “순수한 자본 투입만으로는 수십억 달러 규모라 해도 미국 조선업계의 지속 가능한 부흥을 이끌 동력을 제공하기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철강 산업, 고도로 훈련된 인력, 첨단 엔지니어링 및 설계 역량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화그룹의 미국 소재 해운사 한화쉬핑의 라이언 린치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국에서 미국으로 기술과 노하우가 이전되면 필라델피아 조선소가 한화 선박 건조 작업의 더 큰 비중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최근 수주한 조선 물량 12척 가운데 미국 항구 간 화물 수송용 중형 유조선 10척을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만들 예정이다.

다만 비용은 상당히 비쌀 전망이다. 조선소 관계자 및 선주들에 따르면 필라델피아에서 건조되는 유조선의 비용은 2억2000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반면 중국이나 한국에서 만들어질 경우 4700만 달러 수준에 그친다.

린치 CEO에 따르면 한화는 아직 신규 유조선에 대한 고객을 확보하지 못했다.

미국 상선 함대는 차량 운반선, 원유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약 150척으로 구성된다.

선박 금융사 마린머니의 매트 맥클리어리 사장은 “존스법 적용 선박 대부분이 노후화되어 교체가 필요하다”며 그는 “이는 한화에 신규 유조선의 고객을 확보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린치 CEO는 “한화가 미국 상선 함대 확장의 또 다른 장애물인 상선 선원 부족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한화가 새로 건조한 LNG 운반선 2척에 특별 훈련을 받은 미국 선원들을 승선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환율 급등에 증권사 외환거래 실적 ‘와르르’
  • 조세호·박나래·조진웅, 하룻밤 새 터진 의혹들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592,000
    • -0.61%
    • 이더리움
    • 4,735,000
    • -0.36%
    • 비트코인 캐시
    • 860,500
    • -2.16%
    • 리플
    • 3,126
    • -3.34%
    • 솔라나
    • 208,900
    • -1.83%
    • 에이다
    • 658
    • -1.64%
    • 트론
    • 427
    • +2.64%
    • 스텔라루멘
    • 376
    • -0.53%
    • 비트코인에스브이
    • 31,260
    • -0.7%
    • 체인링크
    • 21,300
    • -0.98%
    • 샌드박스
    • 222
    • -2.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