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를 맞아 정치권 풍경이 다채롭다. 일부 의원들은 지역구 민심을 챙기며 전통적인 명절 일정을 소화하는 반면, 젊은 정치인들은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벌이며 색다른 ‘명절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40)와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38)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시내 한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 친선대회’를 연다. 이 대표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번 대회는 “명절이 가진 나눔과 상생의 가치를 정치권이 함께 실천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특히 이번 경기에는 전직 프로게이머 강민·이윤열·박성준 씨가 합류해 의원들과 한 팀을 이뤄 1대1, 2대2, 3대3 방식으로 맞붙는다. 경기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며, 승리한 팀 이름으로 취약계층에 기부가 이뤄진다.
이 대표는 “이번 대회를 정례 행사로 발전시켜 정치권 화합과 국민 교류의 장으로 이어갈 계획”이라며 “여야가 대립하지 않고 웃으며 경쟁하는 모습 자체가 정치의 새로운 시작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판도 뒤따랐다. 애초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로 했지만, 민주당 일부 당원들의 질책이 이어지자 불참을 결정했다. 모 의원은 자신의 X(구 트위터)에 “저는 이준석, 김재섭 의원과 하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모 의원은 “여러분들께서 주신 여러 의견을 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스타크래프트 대회 참가 소식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드렸다”고 했다.
손수조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청 폐지, 국정 마비, 김현지 실장 이슈 등 나라가 위기 속에 휘청이고 있는데 정치인이 게임방 가서 뭘 보여줄 수 있나”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그 시간에 법안 발의 도장 모으고 국감 질의서라도 한 장 더 써라. 대통령처럼 커뮤니티 정치도 자제하시라”고 꼬집었다. 또 “요즘 사람들은 롤(리그 오브 레전드·LoL)을 더 많이 한다”며 “현 시류도 좀 알고 계시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그러자 이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여의도 스캐빈저(사체를 먹는 동물) 일부가 반사적으로 반응한다”며 “중학생 때부터 우리의 명절은 이랬다. 윗세대처럼 고스톱 치지 않는 게 당연한데 ‘젊은 척한다’는 비판 자체가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도대체 여의도는 얼마나 연로한 공간인지 놀랍다”는 말도 덧붙였다.

반면 다수 의원들은 전통적인 ‘추석 정치’를 이어간다. 통상 지역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민심을 청취한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추석은 지역구를 챙기고 민심을 듣는 시간”이라며 “출근길 차량 인사에서도 경제, 외교·안보,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민심을 서울로 가져가 정치와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가족과의 시간도 빼놓을 수 없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오후에는 지역구 인사를 드리고 어머니 산소를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평소에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못 보내 이번 연휴에는 가족과 함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