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 책임소재 불분명…보험 보상 공백 우려

입력 2025-10-01 17:1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데이터센터 사고 책임 주체 복수"
법적 분쟁 시 수년 이상 장기화 전망

▲28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위해 소방,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위해 소방,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전산센터 화재가 복구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피해 보상은 장기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정자원은 DB손보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어 건물·서버·장비 등 물적 손해를 담보받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KB손보의 생산물배상책임보험을 통해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제3자 피해에 대비했다. 그러나 온라인 민원 서비스 지연, 금융거래 차질 등 사회적 파급 피해는 현행 보험 체계로는 보상 받기 어렵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화재보험과 PL(생산물배상책임)보험은 기본적으로 자기 자산 손해나 제3자의 신체·재산 피해만 보장한다”며 “서비스 지연 같은 불편은 보상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데다 피해자가 구체적 손해를 증명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증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당장 DB손보가 1차 보상 책임을 지지만, 화재 원인이 납품 배터리 결함으로 확인될 경우 KB손보와 제조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DB손보 관계자는 “사고 원인 조사 결과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화재 원인 등 종합적인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소방당국은 노후 배터리 교체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노후화·작업 미숙·제조 결함’이 뒤엉킨 복합 원인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소송 장기화는 불가피하다.

2014년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는 소송 끝에 2023년 3월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 판결이 내려졌다. 발생부터 확정까지 9년이 걸린 셈이다. 2022년 카카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때도 카카오는 275억 원을 보상했지만, 운영사 SK C&C에 대한 구상권 청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사고는 책임 주체가 복수로 얽히면서 법적 확정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특히 이번 국정자원 화재는 배터리 결함과 화재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공 데이터센터 같은 핵심 인프라의 파급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별도 상품이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앞선 손보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런 사회적 피해를 직접 보상해줄 보험상품은 없다”며 “국가전산센터 같은 사회기반시설에 특화된 상품이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와 같은 특수 위험을 전담하는 보험 체계도 없다. 현재는 화재보험이나 생산물배상책임보험을 통해 일부만 보장받을 수 있을 뿐이다. 반면 미국·유럽에서는 배터리 리스크 전용 보험 컨소시엄과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BESS) 보증보험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글로벌 보험사들은 시설 안전지침 제정과 전용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685,000
    • -0.59%
    • 이더리움
    • 4,737,000
    • -0.36%
    • 비트코인 캐시
    • 858,000
    • -2.28%
    • 리플
    • 3,123
    • -3.25%
    • 솔라나
    • 209,100
    • -1.88%
    • 에이다
    • 658
    • -1.79%
    • 트론
    • 427
    • +2.89%
    • 스텔라루멘
    • 377
    • -0.26%
    • 비트코인에스브이
    • 31,160
    • -0.89%
    • 체인링크
    • 21,310
    • -1.11%
    • 샌드박스
    • 221
    • -2.6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