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대한민국의 성장 패러다임을 전면 개편하고, 전국을 다극 체제로 재편하는 '5극(極)3특(特) 국가균형성장 전략'을 공식 선언했다.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해 5개의 광역 경제권(메가시티)을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고, 3개의 특별자치권역에 맞춤형 발전 전략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국가 잠재성장률을 3%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비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30일 세종에서 첫 본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 설계도(액션플랜)'를 심의·의결했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지역의 성장이 곧 국가의 성장이 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사명"이라며 "수도권 일극체제에서 5극3특으로 대한민국 성장지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5극3특, 수도권과 경쟁할 신성장 거점 육성=이번 전략의 핵심인 5극3특은 기존의 17개 시·도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국가 공간구조를 새롭게 설계하는 개념이다.
5극은 수도권과 경쟁하며 국가 성장을 이끌 5개의 지방 메가시티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부산·울산·경남권 △대구·경북권 △광주·전남권 △대전·세종·충청권 등 4대 권역에, 새만금을 물류 거점으로 하는 △전북권을 포함해 5대 성장축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들 권역은 첨단기술 기반의 미래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중심지 역할을 맡게 된다.
3특은 고도의 자치권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발전 모델을 만들어갈 3개의 특별자치권역을 말한다. 기존의 △제주특별자치도 △세종특별자치시에 이어 평화경제와 첨단산업, 관광을 아우르는 △강원특별자치도가 포함된다.
이들 지역은 규제 특례 등을 활용해 특화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AI로 산업 혁신, '60분 생활권'으로 삶의 질 제고=정부는 5극3특 경제권에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하기 위해 다각도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우선 지역의 기존 주력산업을 인공지능(AI)과 연계해 고도화(AX)하고, 광주·대구·전북·경남 4대 권역에 대규모 AX 연구·실증 거점을 우선 조성한다.
또한, 정부 주도 펀드와 벤처투자 자금의 비수도권 투자 비중을 40% 수준까지 확대하고, '(가칭)지역투자공사' 설립을 검토해 지역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지 않도록 금융 지원을 강화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거점국립대를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한 교육·연구 허브로 육성하는 등 지역 인재 양성에도 힘쓴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생활권 개편도 추진한다. 권역별 주요 거점을 60분 내로 연결하는 대중교통 생활권을 구축하기 위해 광역철도 선도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고, 전국 주요 거점을 잇는 고속철도망을 가속화한다.
또한 월 교통비를 지원하는 'K-패스'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통합환승시스템을 구축해 지역에서도 서울처럼 편리한 이동을 보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방의료원 신설, 지역의사제 추진 등을 통해 수도권으로 쏠리는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고, 주거·교육·문화·관광 인프라를 권역 단위로 통합 연계해 삶의 질을 상향 평준화한다.
◆지방에 권한과 재정 대폭 이양=정부는 이번 전략의 강력한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행정 및 재정 시스템을 권역 중심으로 전면 재설계한다. 지자체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핵심으로, 지자체가 사업 내용을 자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포괄보조금 규모를 2025년 3조8000억 원에서 2026년 10조6000억 원으로 대폭 확대한다.
아울러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내에 초광역 사업을 지원하는 '초광역특별계정'을 신설하고, 주요 재정사업이 지역에 미치는 효과를 사전에 점검하는 '균형성장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해 예산 배분 시 지방을 우대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김경수 위원장은 "지방시대위원회는 각 부처의 칸막이와 시·도의 경계를 넘어 5극3특 전략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며 "공간은 넓게 쓰고 자원은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전략 목표가 실현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