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2040] 인간의 일자리를 잠식한 AI⋯해방인가, 박탈인가

입력 2025-09-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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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9-24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일자리 전환에 '노동 없는 사회' 현실화
전문가들 "인간 노동의 종말 임박" 경고
일론 머스크 '직원 없는 회사' 설립 계획
인간은 AI가 할 수 없는 감성분야로 이동
미래 노동은 선택된 소수의 '특권' 전망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인간은 노동을 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일을 통해 존재 이유를 찾고 싶어한다. (출처=미드저니)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인간은 노동을 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일을 통해 존재 이유를 찾고 싶어한다. (출처=미드저니)

2040년, 인공지능(AI)은 전기·수도처럼 사회의 기본 인프라가 됐다. ‘AI가 인간을 대체할까’라는 질문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미 인간의 두뇌 노동까지 AI가 대신하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노동 없는 사회가 현실화됐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은 노동을 필요로 한다. 노동에서 해방된 시대에 사람들은 ‘나는 무엇으로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챗GPT에게 ‘2040년 AI가 바꾼 인간의 미래 모습’을 물으니 나온 답변이다. 이미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AI가 머지않아 인간의 노동을 대신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는 “AI와 로봇 자동화 덕분에 주 3일제 사회가 가능하다”고 말했고,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는 “향후 5년 내 신입 사무직의 절반이 사라지고 실업률이 2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세계 최초의 ‘직원 없는 회사’인 ‘매크로하드’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인간의 개입 없는 완전 자동화 기업의 등장은 노동의 종말을 가속화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빨리 변하기 때문에 2040년을 예단할 수 없다고 말한다. 다만 일자리 감소를 비롯해 일자리 전환이 일어날 것이란 데 공감대가 있다. 최재식 카이스트 김재철AI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AI나 인프라 등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지적 노동’에 무게추가 쏠릴 것이라고 본다. 최 교수는 “구글이나 퀄컴 같은 기업에 투자하고 핵심 기술을 통해 장기간 시장을 독점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게 될 것”이라며 “이에 연구개발 같은 지적 노동을 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AI 플랫폼 기업 베슬AI의 안재만 대표는 “2040년이면 불치병 치료, 사고 예방, 식량 재배 등 인류 생존과 관련된 대부분의 노동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을 위한 노동에서 자유로워진 인간은 다른 방법으로 돈을 쓸 가능성이 높다. 국내 한 IT업계 관계자는 “인간은 AI 사장에게 투자하고 최대한 돈을 많이 버는 방법으로 사업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며 “주식 투자나 코인 투자처럼 AI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인간에게 하나의 재테크 수단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일론 머스크가 만든 직원 없는 회사를 넘어서 대표도 AI인 회사에 인간은 투자만 해서 돈을 버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AI 전문가들의 관심사는 ‘피지컬 AI’다. AI가 2040년에는 사무직 일자리뿐만 아니라 물리적 노동 분야까지 대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피지컬AI 기업인 마음AI의 유태준 대표는 “저희 회사는 최대 1~2년 후를 바라보고 있어 2040년을 단언하긴 어렵지만 피지컬AI는 블루칼라의 노동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매니퓰레이션(Manipulation, 조작)이 덜 개발돼 있고 나머지는 거의 다 개발이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AI가 인간이 쉽게 하는 물리적 움직임을 어려워하는 만큼 3D(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일) 업종의 가치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노동의 가치가 재편되는 것이다. 조봉현 IBK 연금보험 부사장(경제학 박사)은 “일자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일 자체의 가치는 어마어마하게 올라가고 노동을 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다”며 “특히 우리가 현재 3D 업종으로 취급하는 일자리를 AI가 대체하지 못한다면 미래에는 높은 대가를 주고서라도 사람을 고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2040년의 노동은 생존을 위한 의무가 아니라 선택된 소수의 ‘특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노동이 줄어든 사회가 곧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여전히 일을 통해 자아를 확인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존재 의미를 증명하려 하기 때문이다. 조봉현 부사장은 “AI가 인간이 하던 일을 대체하더라도 인간은 AI가 할 수 없는 감성을 덧붙이는 등 부가가치를 끊임없이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만 대표도 “2040년 인류는 AI와 함께 노동하는 방법을 새로 재정의할 것 같다”며 “엔터테인먼트, 우주 도약, 판결 등의 분야는 AI로만 이뤄내기 어렵기 때문에 AI와 사람이 같이 일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40년에는 AI가 생산 주체가 되면서 인간과 동등한 지위를 가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멀티 AI 에이전트가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꿔서 사람이 없는 회사가 사람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고 AI가 또 다른 AI를 만들어내는 구조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AI를 독립적 인격체로 인정하는 ‘AI인’ 개념이 5~7년 내에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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