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야생곰과 전쟁’ 선포…지난해 인명피해 219명 사상 최대

입력 2025-09-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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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법 개정으로 총기 대응 허용
대응 매뉴얼 세분화 등 대책 마련도
출산기와 양육기 어미 야생곰이 최대 위협
마주치면 자극은 금물⋯뒷걸음질로 피해야

▲일본 홋카이도 등산로 입구에 걸린 곰 출몰 주의 경고문. 최근 1년 사이 219명이 야생곰에 습격을 받았고 이 가운데 6명은 숨졌다.  (게티이미지)
▲일본 홋카이도 등산로 입구에 걸린 곰 출몰 주의 경고문. 최근 1년 사이 219명이 야생곰에 습격을 받았고 이 가운데 6명은 숨졌다. (게티이미지)

사장자 219명. 지난해 일본 정부가 밝힌, 최근 1년(2023년 4월~2024년 3월) 사이 야생곰에 의한 인적피해 규모다. 대부분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으나 이 가운데 6명은 안타깝게도 목숨까지 잃었다.

20일 영국 가디언과 일본 재팬타임스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야생곰에 의한 피해가 증가하자 대응 마련에 나섰다. 내각이 직접 나서 관련 법을 개정한 것이다. 이제껏 야생곰이 도심 또는 주거밀집 지역에 나타나도 총이나 무기를 활용해 대응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달 관련 법을 개정, 고밀도 주거지역에서 야생곰을 포함한 유해 동물이 출몰했을 경우 총기 대응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사람의 안전을 위협하는 야생곰의 경우 건물 안 또는 주거 지역에서도 사살할 수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법에 따라 야생곰을 겨냥한 총격을 금지해 왔다. 그러나 개정된 법령에 따르면 야생곰 출몰 지역의 안전이 보장된다면, 직접 곰을 사살하거나 포획할 수 있게 됐다. 물론 교통을 제한하고 경찰과 협력해야 한다는 조건이 뒤따른다.

▲차가 오가는 도로까지 나온 홋카이도 야생곰의 모습.  (게티이미지)
▲차가 오가는 도로까지 나온 홋카이도 야생곰의 모습. (게티이미지)

나아가 일본 정부는 위험한 야생동물에 대처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개발하는 한편, 대응 매뉴얼을 세분화할 계획이다.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구체적인 대응법도 알린다. 이번 법 개정에 따라 야생곰은 물론, 멧돼지까지 지방 정부의 결정에 따라 유해 야생동물로 새롭게 지정할 수 있게 됐다.

가장 중요한 대응 방법은 야생곰을 자극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일본 홋카이도에는 꽤 많은 야생 불곰이 서식 중이다. 일본 내 다른 지역의 곰보다 개체 수가 많은 것은 물론, 개체별 크기도 상상을 초월한다. 무게는 300kg을 훌쩍 넘어서고, 달릴 때는 시속 50km까지 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도 야생곰 대응 매뉴얼이 존재한다. 아직 구체적인 피해가 통계로 나오지 않았으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짝짓기철(5–7월)과 동면을 앞두 9~11월 사이 야생곰의 활동이 빈번해진다. 먹이를 찾기 위해 서식지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많다. 야생곰은 일반적으로 사람을 피하지만 출산기와 양육기는 예외다. 사람을 위협적인 대상이라고 인식하면 과격하게 공격해온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야생곰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법정 탐방로를 준수해야 한다. 이밖에 △단독산행 지양 △2인 이상 산행 권고 △호루라기 등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용품 등을 휴대하길 권고한다. 현재 지리산 일대 야생곰이 자주 출몰하는 600여 곳에 경보 깃발과 무인안내기 등을 설치해 운용 중이기도 하다.

▲야생곰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피한다. 다만 출산기와 양육기에는 사람을 위협적인 존재라고 판단, 거침없이 공격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
▲야생곰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피한다. 다만 출산기와 양육기에는 사람을 위협적인 존재라고 판단, 거침없이 공격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

공단 측에 따르면 야생곰과 마주쳤을 경우 절대 등을 보이지 않고 시선을 유지한 채 조용히 뒷걸음질로 자리를 피하라고 권고한다.

재빨리 도망쳐도 시속 50km까지 달릴 수 있는 야생곰을 떨쳐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나무 위를 오르는 것도 금물. 사람보다 야생곰이 훨씬 나무에 잘 오른다. 결국, 산행 때 뜻하지 않게 야생곰과 만날 경우 침착하게 거리를 벌리는 게 최우선이다.

북극곰에 의한 피해가 빈번한 미국 알래스카의 경우, 일부 지역은 주차할 때 차 문을 잠그지 않는다. 누구든 북극곰의 습격을 피해 차 안으로 숨을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알려져 있다.

▲곰 퇴치 스프레이는 물론 소래를 내는 종을 지니는 것도 유용하다. 종으로 야생곰을 쫓아내는 게 아닌, 내가 움직일 때마나 나는 종소리 덕에 곰은 당황하지 않고 먼저 자리를 떠날 수 있다.  (게티이미지)
▲곰 퇴치 스프레이는 물론 소래를 내는 종을 지니는 것도 유용하다. 종으로 야생곰을 쫓아내는 게 아닌, 내가 움직일 때마나 나는 종소리 덕에 곰은 당황하지 않고 먼저 자리를 떠날 수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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