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불안 확산…행사 취소·거리 한산
시카고 주민들, ICE 단속 항의 시위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수주간 시카고에 주방위군을 파견하겠다고 위협했는데 그 강도가 훨씬 세졌다.
그는 이날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베트남전 영화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을 패러디해 ‘시카고의 묵시록(Chipocalypse Now)’이라는 문구와 함께 시카고 전경 앞에 자신이 기병 복장을 하고 서 있고 헬리콥터와 불길이 배경으로 합성된 사진을 올렸다.
아울러 “나는 아침 추방의 냄새를 사랑한다”는 문구와 더불어 최근 국방부 명칭을 ‘전쟁부’로 바꾸는 행정명령을 내린 것을 상기하면서 “시카고는 이제 ‘전쟁부’라고 불리는지 알게 될 것”이라는 문구를 사진과 함께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로스앤젤레스(LA)와 워싱턴D.C.에 주방위군과 연방 법 집행 인력을 투입했으며 이는 도시들을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와 시민단체는 미 본토에서의 군사력 사용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이번 위협은 시카고의 이민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으며 멕시코 독립기념일(9월 16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이달 많이 열리지만 시민이 외출을 꺼리게 했다고 WSJ는 전했다. 히스패닉 거주자가 많은 필센 지역에서는 최근 매년 열리던 멕시코 독립기념 퍼레이드가 열렸지만, 평소와 달리 거리는 텅 비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은퇴 노동자인 68세 라몬 무니즈는 WSJ에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다. 그럴 만하다”며 “퍼레이드나 다른 행사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활동을 목격할 경우 경고하기 위해 주민에게 주황색 호루라기를 나눠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카고 다운타운 그랜트파크 인근에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모여 “ICE는 시카고에서 나가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이민자는 환영받는다”고 외쳤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행사에서 주의할 것을 당부하며 ICE 요원을 만나면 휴대전화로 모든 것을 촬영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주방위군이 시카고에 투입되면 소송을 제기하겠다”면서 “그것이 우리의 첫 번째 방어선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토안보부는 최근 시카고 북쪽 약 64㎞ 지점의 미 해군 기지에 5일부터 한 달간 국토안보부 요원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법원은 지난주 올해 초 LA에서 발생한 이민 단속 시위에 대응해 병력을 배치한 것이 19세기 제정된 연방군 국내 치안 사용 금지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워싱턴D.C. 법무장관도 주방위군 배치를 중단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