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견고한 건설업계, 여성임원 2.7%…현엔·한화는 '제로'

입력 2025-09-01 09:1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출처=챗GPT)
(출처=챗GPT)

국내 건설업계의 '유리천장'이 견고함을 전혀 잃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 절반 정도는 여성 임원이 아예 없고 있는 곳도 대부분 1~2명 수준이다.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여성 임원을 늘려 의사결정 과정에 다양한 견해가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30개사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3개사의 임원은 957명(감사·사외이사 제외, 상반기 말 기준)이다. 이중 여성은 26명으로 2.7%다. 2년 전과 큰 변화가 없는 수치다. 2023년에는 총 1067명 가운데 2.1%인 22명이 여성 임원이었다.

건설업계의 여성임원 비율은 국내 주요기업과 비교해 크게 낮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올해 1분기 기준 여성 임원 비율은 5.1%다. 건설업계는 이들의 절반 수준으로 유리천장이 유난히 두터운 셈이다.

조사대상 중 복수의 여성임원이 있는 곳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 등을 포함해 7곳에 불과하다. 서희건설이 5명으로 가장 많은 여성임원이 있다. 비율로 보면 11.1%로 유일한 두 자릿수 비율을 나타냈다. 다만 여기에는 이은희 부사장, 이성희 전무, 이도희 실장 등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자녀 3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을 제외하면 윤지원 상무와 최지현 이사 2명이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 여성임원 현황(단위: 명, %) (자료=각사 반기보고서)
▲2025년 상반기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 여성임원 현황(단위: 명, %) (자료=각사 반기보고서)

서희건설 다음으로는 삼성물산이 4명으로 여성임원이 많다. 삼성물산은 조혜정 부사장과 지소영 상무, 형시원 상무, 박인숙 상무가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DL이앤씨는 3명으로 올해 3월 창사 이래 첫 여성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정은 D-IC실장과 김화영 주택사업본부 담당 임원, 박승미 D-IC실 담당 임원이 있다. DL이앤씨는 여성임원 비율이 7.9%로 서희건설을 제외하면 가장 높다.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은 각 2명의 여성임원이 있다. 현대건설의 여성임원 비율은 평균 수준인 2.5%다. SK에코플랜트와 HDC현대산업개발은 각각 3.4%, 5.9%다.

조사대상의 절반에 가까운 11곳은 여성임원이 없다. 10대 건설사 가운데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유일하게 여기에 포함됐다. ㈜한화, 계룡건설산업,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금호건설, 두산건설, 한신공영, 동부건설, HL D&I 한라도 여성임원을 선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여성 직원이 늘었지만 기본적으로 남성이 많고 임원에 오를 수 있는 연차들은 더 그렇다"며 "현장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도 여성 임원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해도 낮은 수준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주요국의 여성임원 비중이 20% 정도 되는데 우리나라 주요 기업 평균은 그 절반도 안 되고 건설업은 더 떨어진다"며 "업종의 특성을 생각해도 더 높여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남성 중심의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승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한데 여성임원 2%는 의사결정 구조의 단일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상품·서비스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성별뿐 아니라 다양한 학문·문화적 배경의 사람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원 승진 루트를 풍부한 현장 근무 중심이 아닌 디지털·마케팅 역량, 소비자 분석 등으로 넓히면 여성임원을 충분히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환율 급등에 증권사 외환거래 실적 ‘와르르’
  • 조세호·박나래·조진웅, 하룻밤 새 터진 의혹들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15:19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152,000
    • -0.98%
    • 이더리움
    • 4,713,000
    • -0.65%
    • 비트코인 캐시
    • 854,000
    • -2.9%
    • 리플
    • 3,109
    • -4.04%
    • 솔라나
    • 206,300
    • -3.42%
    • 에이다
    • 655
    • -2.09%
    • 트론
    • 426
    • +2.4%
    • 스텔라루멘
    • 375
    • -1.32%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850
    • -1.75%
    • 체인링크
    • 21,180
    • -1.4%
    • 샌드박스
    • 221
    • -3.0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