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증액했지만 공기는 변동 없어
건설사들, 사업성ㆍ안전비용 등 따질듯

시공사 찾기에 난항을 겪는 경기도 화성 동탄트램이 또 한번 입찰에 나선다. 앞서 4월과 5월에도 입찰 공고를 냈다가 참여 업체가 없어 유찰됐는데, 이번에는 시공사를 찾을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3차 입찰에서 공사비를 증액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최근 산업재해로 인해 안전 문제가 부각된 만큼 공사 기간도 중요한 검토 사안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시 화성시는 조달청에서 운영하는 나라장터에 21일 동탄트램 건설사업 1단계 공사 입찰을 공고했다. 이번 공고는 4월과 5월에 이은 3번째 입찰 공고다. 앞선 입찰은 참여 업체가 없어 모두 유찰됐다.
동탄트램은 대중교통이 취약한 동탄2신도시 교통망 개선을 위해 화성시와 수원시, 오산시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SRT, GTX가 지나는 동탄역을 중심으로 화성시 병점역, 수원시 망포역, 오산시 오산역을 잇는 노선이다. 34.4㎞(36개 정류장) 길이 2개 노선으로, 병점역~동탄역~차량기지 노선(17.8km)과 수원 망포역~동탄역~오산역(16.58km) 구간이다. 동탄트램 설치 계획은 2009년 처음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확정됐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고 시공사도 나타나지 않으며 15년이 넘도록 사업이 진전되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2차례 입찰에서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한 건 원가 상승을 반영하지 못한 공사비용 문제가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입찰 절차가 진행되는 1단계 건설 공사 구간은 수원 망포역∼동탄역∼방교동 노선(길이 13.8㎞)과 병점역~동탄역~차량기지 노선(17.8㎞)이다. 방교동에서 오산역까지 이어지는 오산시 관내 2.8㎞를 제외한, 전체 노선의 상당부분을 공사하는 것이다. 트램의 경우 챠량 간 통신을 비롯해 일반도로와의 신호 시스템 등 통신 인프라가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데, 지난 입찰에서는 관련 공사비 누락이 상당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화성시는 3번째 입찰 공고에서는 원가 상승 요인을 반영해 공사비를 기존 6114억 원에서 11.8% 올려 6834억 원으로 증액했다. 공사비가 증액되면서 앞서 후보로 언급됐던 DL이앤씨, 쌍용건설 등이 입찰 재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낮은 공사비와 함께 너무 짧다는 지적을 받았던 43개월의 공사 기간은 변동이 없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동탄트램이 지나가는 구간 내 교차로가 100여 군데인 만큼 이를 통제하면서 작업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발주 조건과 현장 상황이 괴리가 큰 데다, 경기 침체와 원가 상승 등 대외적인 악재까지 겹치면서 건설사 입장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며 “화성시가 공사비 증액 등 여러 보완책을 마련했는데, 얼마나 현실적인 개선이 이뤄지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트램의 경우 국내에서 성공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시공사에서도 사업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사비는 증액했지만 현재 책정된 43개월의 공사 기간은 다소 여유롭지 않아 건설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는데 중요 검토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