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했다. 다만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소폭 올려 잡았다.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0.25%포인트(p)씩 4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한 뒤, 7월과 8월 두 번 연속 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당초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과 인하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예상됐다. 본지가 채권, 경제 전문가 8인을 대상으로 사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명 중 4명은 동결, 4명은 인하를 예상했다.
이번 금통위는 수도권 집값 흐름, 가계부채 추이, 하반기 수출 전망, 내수 회복 속도,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 등을 주요 변수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직전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수도권 집값을 꼽았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필요성이 있었지만 주택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동결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에는 동결 후 10월 만장일치 인하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전국 간 주택가격 격차와 환율 상승이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동결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경제전망 개선과 9월 FOMC 등 대외 이벤트 대기 요인이 크다”며, “물가 상방 압력과 환율 상승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문가들이 언급한대로 미국 기준금리 결정을 한 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태도와 아직 집값 문제가 잡히지 않았다는 의견이 반영된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과열 양상을 보였던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6·27 대책' 이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경계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도 부담이다. 이번에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면 이미 역대 최대 2.00%포인트(p)인 금리차는 2.25%p까지 벌어지고,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위험이 커진다.
또한,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으로 소비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미국과 관세 협상 결과가 '최악'을 피하면서 여론과 정치권의 '경기 부양용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약해진 점도 동결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한국은행은 올해 실질 국내 총생산(GDP)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9%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 등을 반영해 지난 5월 전망보다 0.1%p 상향했다.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지난 2023년 11월(2.3%) 이후 지난해 5월(2.1%), 11월(1.9%), 올해 2월(1.5%), 5월(0.8%) 등으로 지속해서 낮추다 이번에 처음 높였다.
이와함께 내년 성장률 전망치의 경우 1.6%를 유지했다.
성장률이 2년 연속 2%를 밑도는 저성장 흐름은 역대 처음이지만, 경기가 올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분석으로 평가된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에서 2.0%로 높였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에 육박한 가운데 폭염, 폭우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물가 상승 요인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기존 1.8%를 1.9%로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