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양 과잉 시대에 흔한 ‘통풍’

입력 2025-08-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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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현 고려대안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통풍(痛風)은 문자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아픈 병이다. 과거에는 잘 먹는 부유한 귀족들이 주로 걸려 ‘왕의 병’, ‘부자의 병’이라고 불렸지만, 고열량 음식과 음주를 즐기게 된 최근에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병이 됐다.

통풍의 원인은 ‘요산’이다. 퓨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이 대사되면서 생기는 노폐물인 ‘요산’의 농도가 높아져 결정체로 변하고, 이 결정체가 관절의 연골, 힘줄, 주변 조직에 침착되는 것이다. 이렇게 쌓인 요산 결정은 관절의 염증을 유발해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재발성 발작을 일으킨다. 특별한 전조 없이 잠든 사이에 엄지발가락이나 발등, 발목 등이 극심하게 붓고 아픈 것이 특징이다.

환자 대다수가 남성이다. 남성은 여성보다 혈중 요산 수치가 높고 음주나 내장류, 붉은 육류와 같은 퓨린이 많은 음식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여성은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폐경 전까지는 발병이 드물지만, 폐경 이후에는 발병률이 증가한다. 에스트로겐은 요산의 배출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통풍이 의심되는 관절에서 윤활액을 주사기로 뽑아 현미경으로 요산 결정을 확인한다. 혈청 요산농도를 체크하기도 하며, 엑스레이 검사나 CT 촬영을 보조적으로 시행하기도 한다.

통풍은 만성질병인 만큼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우선 급성 관절염 발작 시에는 콜히친(colchicine),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을 통해 효과적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급성 발작이 가라앉으면 재발 위험이 높거나 합병증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요산 저하 치료를 시행한다.

대표적으로 알로퓨리놀(allopurinol), 페북소스타트(febuxostat) 같은 요산 생성 억제제가 사용된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으나, 통풍은 재발할 때마다 관절 손상이 누적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요산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음주를 피하고 퓨린 함량이 많은 고기 내장류나 붉은 육류, 과당·청량 음료의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하루 2리터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도 필수다. 비만한 경우 체중 감량이 도움이 된다.

최근 하이볼, 칵테일 등 다량의 과당을 함유하고 있는 혼합술의 소비와 치킨, 고기류 등 퓨린 함량이 높은 배달 음식 등에 많이 노출되고 있는데, 이는 혈중 요산 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통풍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관리해야 하는 대사질환으로, 고위험군은 혈액 검사를 통해 요산 수치를 정기 점검하고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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