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대전·충남,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본격 추진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행정통합을 시작으로 지역 경쟁력이 높아져 경제가 살아나고 인구 유입이 늘면 집값이 오르고 미분양도 해소될 수 있어서다.
18일 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출범할 통합특별시(가칭)에 각각 연간 최대 5조 원씩, 4년간 최대 20조 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통합특별시에는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하고 부단체장 수를 현행 2명에서 4명으로 늘리는 한편 직급도 차관급으로 상향한다. 소방본부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핵심 보직 역시 1급으로 운영하고, 공공기관 이전 시에도 통합특별시를 우대할 계획이다.
기업 유치를 위해 고용보조금과 교육훈련지원금을 지원하고 토지 임대료와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지방세 감면도 추진한다. 투자진흥지구와 문화산업진흥지구 육성을 위한 지원 역시 강화할 방침이다.
이 같은 파격 지원에 따라 관련 지역인 대전·충남과 광주·전남 지역의 주택시장 회복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최근 수년간 집값 흐름이 부진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전의 지난해 연간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년 대비 1.61% 하락했다. 2023년(-3.88%), 2024년(-0.92%)에 이어 3년 연속 내림세다. 충남 역시 △2023년 -2.42% △2024년 -0.69% △2025년 -0.77%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광주도 지난해 연간 주택 매매가격이 1.58% 내렸고, 전남은 0.71% 하락했다.
수요 위축에 미분양 주택도 누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특히 충남과 전남에서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충남의 준공 후 미분양은 2021년 말 966가구에서 2024년 말 1071가구로 늘었고 지난해 11월 기준 2142가구로 확대됐다. 전남 역시 2021년 말 437가구에서 2023년 말 1212가구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1869가구를 기록했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광주·전남 지역 중견 건설사들의 상황도 악화했다. 전남 장성에 본사를 둔 삼일건설은 올해 초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지난해 10월에는 광주 기반 유탑그룹 계열사 3곳(유탑건설·유탑엔지니어링·유탑디앤씨)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행정통합을 계기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국책 기능이나 상징성이 있는 기관 이전이 동반되면 지역 주택시장과 도시 구조에 분명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진주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을 계기로 행정타운형 신도시가 조성된 지역은 주변보다 집값이 뚜렷하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국토종합계획은 지방 소멸과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중심지 집중’ 전략을 강조한다”며 “군청 소재지나 시 중심부 등 거점 지역을 밀도 있게 개발해 의료·상업·공공서비스를 집중한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행정통합에만 그친다면 부동산 경기 회복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2010년 7월 마산·창원·진해가 통합된 통합창원시의 경우 장기적으로 부산·울산·진주 등 인근 도시와 비교해 집값 상승률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과거 도시재생 뉴딜 사업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지역 경쟁력이 개선되지 않은 전례가 많다”며 “부동산 가격을 움직이는 핵심 요인은 교통망 확충, 교육 여건 개선, 양질의 일자리 유입”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