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가치 최대 1조 원인데"⋯'세계적 라이센서 50' 명단에 한국 없어

▲글로벌 톱 라이센서 50 주요기업 (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지식재산권(IP) 가치가 최대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K 콘텐츠의 IP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현재 ‘세계적 라이센서 50’에 한국은 자리조차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의 '지식재산권의 산업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식재산권의 산업화 역량 지표인 '세계적 지재권자 50' 명단에 한국은 단 한 개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미국이 32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 7개 △중국·프랑스 각 2개 △스웨덴·영국·캐나다·이탈리아·독일·핀란드·덴마크가 각 1개의 IP를 가지고 있었다.

월트디즈니는 미키마우스 등 슈퍼 IP를 활용해 의류, 유명 유통사 등과 콜라보를 진행해 지난해 약 620억 달러의 상품판매를 기록했다. 미국은 5위 해즈브로(트랜스포머 등, 161억 달러), 6위 워너 브라더즈(배트맨 등, 150억 달러) 등이 IP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미국 톱 라이센서 32개사의 IP에서 파생된 수익은 약 2424억5000만 달러(338조 원)로, 같은 해 한국 GDP의 13% 수준이다. 아이디어, 소프트파워 등으로 막대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장수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를 보유한 일본의 산리오(84억 달러), 다양성을 상징하는 캐릭터 ‘무민’을 보유한 핀란드의 무민 캐릭터즈(7억7000만 달러), 중국 국민 캐릭터 ‘양과 회색늑대’를 보유한 알파그룹(7억2000만 달러)이 순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한국의 IP 산업화 부진에 대해 △원천 IP 부족 △IP의 다각적 활용에 대한 전략 미흡 △투자 여력 부족 등을 지적했다. 이에 △스토리 중심의 슈퍼 IP 전략 △OTT에 대응할 IP 주권 펀드 △K산업의 해외 지재권 확보 지원 등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스토리 중심의 IP 사업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대표적”이라며 웹툰, 게임, 드라마, 굿즈, 공연 등으로 수익모델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케데헌의 ‘루미(케데헌 여주인공) 김밥’, ‘진우(남주인공) 후드티’, ‘사자보이즈(케데헌속 보이그룹) 소다팝’과 같은 파생수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스토리 중심의 슈퍼 IP 전략을 입체적으로 지원할 ‘케데헌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또 OTT 플랫폼에 대응할 ‘IP 주권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오징어게임 등과 같이 OTT플랫폼이 제작비 전액을 선투자하는 대신 콘텐츠의 저작권 및 이를 통해 파생되는 부가가치 모두 플랫폼에 귀속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IP 주권 펀드를 조성해 제작사가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프로젝트에 대해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제작사와 플랫폼이 제작비를 공동 분담하고, IP 권리를 공유하게 하는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속지주의를 따르는 지재권 특성상 ‘K산업의 해외 지재권 확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IP 수출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평균 1000만 원 이상의 출원비용을 내야 해외 권리를 확보할 수 있다”며 “진출대상국에서의 권리확보를 위해 문화기업, 핵심기술 기업 등을 중심으로 금융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글로벌 마켓이 하나였던 시대엔 좋은 물건을 만들어 잘 팔면 성장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이런 방식만으론 성장이 힘들게 됐다”며 “지재권 산업화를 통해 글로벌 지속 수요를 창출하는 ‘락인’ 전략을 적극 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