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1분기 이어 영업손실 지속⋯"소비 부진ㆍ투자 등 영향"

대형마트업계 매출 2위인 홈플러스가 3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2분기 실적 확대를 기대했던 대형마트 2강의 희비가 엇갈렸다.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흑자전환’에 성공, 원가 절감과 스타필드 마켓 등 신점포 리뉴얼 효과를 입증했다. 반면 그로서리(식료품) 특화 매장에 역점을 둔 롯데마트는 롯데온의 e그로서리 사업 이관 등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손실을 냈다. 양사는 하반기 홈플러스의 고객 이탈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보고, 구조조정과 리뉴얼 작업을 더해 반등을 꾀할 방침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조390억 원, 영업이익 216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809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이 125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14배 가까이(1351.4%) 늘어난 셈이다.
특히 대형할인점 이마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56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10억원 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3조9705억원으로 13.3%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88억 원으로 역시 흑자 전환했다. 이마트는 올 들어 고객 확대를 위한 ‘고레잇 페스타’ 등 대규모 할인 프로그램도 잇달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6월 진행한 고래잇 페스타 기간 매출과 객수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3%, 18% 늘었다. 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푸드 등 주요 자회사들도 실적이 개선된 영향도 한몫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통합 매입을 통해 원가를 낮췄고 이를 고객 중심의 재투자로 연결해 고객 수를 늘리는 데 힘을 실었다”면서 “또 스타필드 마켓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형태의 점포를 선보이고 신규 점포 출점 등에 따른 효과도 더해졌다”고 자평했다.
반면 롯데마트는 2개 분기 연속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롯데쇼핑이 8일 공시한 바에 따르면 2분기 롯데마트·슈퍼(국내 그로서리 사업) 부문은 연결 기준 45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작년 2분기(130억 원 영업손실) 대비 적자 폭이 커진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1조25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 줄었다.
롯데마트는 소비 양극화 심화와 수요 둔화, e그로서리 시스템 이관에 따른 비용 부담을 이유로 꼽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분기 소비심리가 둔화하면서 매출이 줄었고 지난해부터 롯데온으로부터 e그로서리 사업을 이관받아 영업적자가 확대됐다”면서 “롯데슈퍼도 지난해 거둔 일회성이익 관련 역기저효과(광주첨단 분양 수익) 영향으로 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마트는 투자 확대로 인해 예상된 적자인 만큼 구조조정과 리뉴얼 작업 가속화를 통해 그로서리 전문 포맷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롯데쇼핑 측은 최근 진행한 IR데이에서 “작년 11월 리뉴얼 오픈한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의 경우 17% 방문 고객 수가 증가했고 은평점 역시 식품군 기준 고객 수가 15% 증가하는 등 그로서리 전문 포맷으로 전환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손잡고 추진하는 부산 CFC(풀필먼트센터) 1호기도 내년 1분기 완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형마트 3강’에 속하는 홈플러스는 회계연도가 달라 2분기 실적을 가늠할 수 없다. 다만 업계 2위인 홈플러스의 매각 불발과 대규모 폐점이 현실화될 경우 그 여파가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반사이익을 노릴 것으로 여겨진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의 고객 이탈이 기존 대형마트 사업자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