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AI검색 기업 '라이너'⋯김진우 “리서치 AI 에이전트 기업으로 진화” [인터뷰]

입력 2025-08-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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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생성ㆍ인용 추천' 모델 첫 선
대학원생 고객 출근 연구ㆍ피드백
개인서 기업간 거래로 확장 목표

▲라이너 김진우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라이너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제공=라이너)
▲라이너 김진우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라이너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제공=라이너)

미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연구진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학술 인공지능(AI) 검색 기업 ‘라이너’가 ‘리서치 특화 AI 에이전트’로 제품을 확장한다. 7일 ‘가설 생성 에이전트’와 ‘인용 추천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많은 연구자들이 손쉽게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연구의 한계를 허물고 혁신을 돕겠다는 포부다.

라이너를 이끌고 있는 김진우 대표는 최근 본지와 만나 “사전에 엄밀한 논리를 설계하지 않아도 AI 도움을 받아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바이브 리서치'(Vibe Research)를 키워드로 세상을 열어가고 싶다”며 “라이너는 바이브 리서치를 할 때 유용한 AI 에이전트들을 하나하나씩 꽉 채워 갈 것”이라고 말했다.

AI 학술 검색에서 가설 생성ㆍ인용 추천 에이전트로

라이너가 이날 선보인 가설 생성 에이전트와 인용 추천 에이전트는 라이너가 기존에 제공하던 AI 학술 검색 서비스를 한 단계 진화시켰다. AI 학술 검색을 이용해 연구를 시작했다면 그 다음은 가설 생성 에이전트와 인용 추천 에이전트를 통해 연구의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이다.

김 대표는 “AI 학술 검색과 리서치 에이전트의 기반이 되는 기술은 거의 유사하다. 학술 검색에서 모델의 역량이 조금 더 강화되고 모델의 역할이 튜닝된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AI 학술 검색 기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AI가 검색 결과를 토대로 가설들을 만드는 식으로 튜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존의 딥리서치는 ‘한국전쟁의 역사를 알려줘’ 처럼 상세한 설명이 목적이었다면 우리의 가설 에이전트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을 줄일 신개념 연구법을 제시해줘’라는 식으로 사용자를 (검색에서) 다음 연구 단계로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논문의 요약이나 참고 문헌 추천에 그치지 않고 수십~수백 편의 논문을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형 새로운 연구 가설을 5~10개 제시한다. 사용자가 그 중에서 흥미로운 주제를 선택하면 관련한 논문 정보와 가설 근거도 함께 제공해준다.

인용 추천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쓴 글의 문장마다 자동으로 신뢰할 만한 출처를 추천해주는 것이 강점이다. 김 대표는 “단순 키워드 매칭이 아니라, 의미론적 맥락까지 분석해 논리적으로 맞는 레퍼런스만 추려 붙여준다”며 “요즘 AI 분야에서 강조되는 ‘리스닝·추론’ 역량을 포함한 에이전트”라고 자신했다.

고객이 출근하는 회사

라이너 김진우 대표는 이번에 선보인 AI 에이전트들이 연구 현장에서 정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른 AI 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출근하는 고객’ 시스템을 만들어 연구 현장의 피드백을 사용자 경험(UX)과 상품 개선에 신속히 반영하는 데 집중했다는 게 이유다.

김 대표는 “저희는 일주일에 3일 정도 실제 대학원생들이 라이너에 출근해 연구를 한다”며 “식사와 공간, 소정의 보상을 제공하면서 그분들이 연구하면서 사용한 AI 에이전트에 관해 생생한 의견을 곁에서 듣고, 제품 개발에 실시간으로 반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팀원의 3분의 1 가량이 직접 고객과 만나 피드백을 듣고 있다”며 “고객의 중요성을 절실히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 덕분에 에이전트 개발의 애로사항도 금세 해결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에이전트는 챗봇처럼 많은 정보를 일방적으로 뱉는 게 아니라 직관적이면서도 사용자 기대에 맞는 UX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때 고객이 매일 옆에 있으니 즉시 피드백을 받고 실제 사용성을 검증할 수 있다. 이 점이 큰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AI 연구 전체 과정의 자동화까지

라이너가 그리는 AI 리서치 에이전트의 비전은 엔드 투 엔드(End-to-End) 자동화, 즉 연구의 전체 과정 자동화다. 실제로 라이너는 이달 안에 △논문 리뷰 에이전트(Peer Review Agent) △문헌 분석 에이전트(Literature Review Agent) △서베이 에이전트(Survey Agent) 등 다양한 리서치 AI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연구비 부담과 실험 효율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연구자들에게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다.

논문 리뷰 에이전트는 논문 초안을 분석해 논리적 오류나 데이터 분석의 취약점을 AI가 점검해 사전에 점검한다. 문헌 분석 에이전트는 연구 주제를 입력하면 최근 자료를 폭넓게 탐색하고 테마별 동향과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안한다. 서베이 에이전트는 다수의 AI에게 설문을 요청해 현실을 모사한 가상 실험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본 실험 설계의 실패 가능성을 낮춘다.

김 대표는 “아직은 모든 단계를 한 번에 처리할 수는 없고 연구의 한 두 단계, 예를 들면 논문 검색과 가설 생성, 혹은 글쓰기와 레퍼런스 찾기처럼 이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것부터 시작한다”며 “앞으로 기술 발전에 따라 더 많은 컴포넌트(구성요소)의 결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 에이전트가 모든 연구 과정을 돕는 방식은 아니다. 그는 “코파일럿 전략, 즉 사용자가 중간중간 AI와 협업하며 연구를 진행하는 형태의 ‘바이브 리서치(Vibe Research)’ 시대를 열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가설의 정확성이나 실패 원인 분석 등 ‘설명력’은 현재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왜 이 가설을 추천했는지, 어떤 논문과 근거에서 나왔는지 설명한다”며 “다만 실제 이 가설의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건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라이너 김진우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라이너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라이너)
▲라이너 김진우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라이너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라이너)

B2C서 B2B로⋯미국 다음 한국ㆍ일본으로

라이너는 ‘고객 확보를 위해선 그 무엇보다 기술이 중요하다’는 신념 아래 고객 확장 또한 시도한다. 개인 간 거래(B2C)에서 입지를 다진 후 기업 간 거래(B2B)로 넓힐 계획이다. 김 대표는 “드롭박스 사례처럼 컨슈머를 확보한 후, 협업 기능 확대 및 기관 구독으로 성장하려 한다”며 “이미 논문·리포트 등 컬렉션 기능에 ‘동료 초대’ 등 팀 협업 요소가 베타로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스타트업임에도 미국 대학가를 위주로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냈던 라이너는 미국 다음으로 한국 시장을 겨냥한다. 김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통한다면 글로벌에서 통한다는 믿음으로 미국에서 시작을 했고, 이제 미국 다음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라며 “최근 리소스도 더 생기고 제품에 자신감도 더 생긴 상황에서 라이너가 가장 고객 이해도가 높은 시장 중 하나인 한국에서 임팩트를 낼 수 있다면 매우 좋은 상황이다. 한국은 특히 기술 수용성이 높아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현재 라이너의 1100만 가입자 중 95% 이상이 해외 유저이며 미국에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025년 1분기 미국에서 라이너의 AI 검색 서비스는 이용자 주간 쿼리 수(Weekly Make Chat)’가 전년 동기 대비 5.4배 증가했다. 특히 미국 대학가에서의 입지 강화가 두드러진다. UC 버클리의 경우 학교 공식 이메일 계정(.edu)으로 가입한 사용자만 해도 전체 재학생의 약 10%에 달한다.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가입한 사용자를 포함하면 실제 이용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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