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고구마 버거’, 고구마 무스에 치즈 결합해 "퍽퍽하단 인식 깨"
버거와 식재료 균형 맞추기 쉽지 않아...지역 상생 메뉴 개발에 더 고심

한국맥도날드(맥도날드)는 2021년부터 매년 특별한 버거를 공개하고 있다. 지역 농가와 협업해 특산물을 버거에 담은 ‘한국의 맛’ 프로젝트 메뉴다. 올해 한국의 맛은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로 출시 9일 만에 100만 개가 팔리며 사상 최단 판매 돌파 기록을 세웠다. 이 성공적인 프로젝트 뒤에는 백창호 한국맥도날드 메뉴개발팀장의 노하우와 열정이 있었다.
5일 서울 종로구 맥도날드에서 만난 백 팀장은 유니레버코리아, 스타벅스 등 글로벌 기업에서 연구개발(R&D), 공급망 관리(SCM) 등 경험을 쌓고 2009년 맥도날드에 합류했다. 2023년부터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포함한 메뉴개발업무 총괄을 맡고 있다.
한국의 맛은 까다로운 프로젝트다. 버거라는 외국 음식에 한국 식재료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백 팀장에 따르면 식재료의 특징은 살리면서 버거 전체의 전반적인 조화와 식재료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선보인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의 경우 ‘맛있는 매운맛’을 구현하면서 ‘한국의 맛’을 표현하는 데 공을 들였다. 백 팀장은 “한국 사람들이 청양고추처럼 매운 고추를 좋아하고 매운맛 챌린지까지 즐기지만, 고추라는 식재료를 버거에 어떤 형태로 적용할지가 큰 과제였다”며 “메뉴 테스트할 때마다 고추맛 때문에 항상 땀에 젖어 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올해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로 익산 고구마가 선정된 후 백 팀장은 메뉴 개발을 위해 엄청난 양의 고구마를 썼다. 그는 “고구마 하면 답답할 때 ‘고구마 먹은 것 같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퍽퍽하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이런 인식을 깨면서도 버거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게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수많은 테스트를 진행한 메뉴개발팀은 고구마의 퍽퍽한 식감을 없애기 위해 부드러운 무스 형태로 만들고, 모짜렐라 치즈의 고소함과 쫄깃한 식감을 조화롭게 살리기 위해 고구마 무스를 모짜렐라 치즈로 감싸 크로켓 형태로 제작했다. 여기에 고구마와 모짜렐라 치즈의 풍미에 변화를 주기 위해 할라피뇨 마요 소스를 조합해 살짝 매콤한 킥(kick)을 더했다. 백 팀장은 “킥은 스테이크의 가니시로도 활용되는 ‘베이크드 스윗 포테이토’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백 팀장은 한국의 맛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우리 지역 농가에서 자란 신선한 원재료로 어떻게 하면 맛있는 버거를 만들 수 있을까”를 꼽았다. ‘버거 맛도 살리고 우리 농가도 살리고’라는 프로젝트 슬로건처럼 지역 상생이 핵심 가치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원재료의 지역성과도 연계되고, 한국맥도날드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프로젝트다. 백 팀장은 이 프로젝트 전면에 나서는 메뉴를 개발하는 만큼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그는 “부담감만큼 여러 부서가 협력해 출시한 메뉴가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을 때의 성취감은 부담감보다 훨씬 더 값지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올해로 5년 차를 맞은 한국의 맛 메뉴 누적 판매량은 2400만 개에 달한다. 한국맥도날드는 한국의 맛을 포함한 진정성 있는 지역 상생 활동 지속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