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안 실망’ 외국인…3개월 연속 ‘바이코리아’ 끝냈다

입력 2025-08-0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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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 거래일 6500억대 매도 우위 전환
“증시 부양책 기대감, 의구심으로 바뀌어”

최근 석 달간 국내 주식을 10조 원 넘게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가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 재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둔 실망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563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올해 5월(1조1656억 원), 6월(4조8203억 원)에 더해 지난달 6조281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3개월 연속 ‘바이코리아(Buy Korea)’를 계속하다 8월 첫 거래일 ‘사자’ 행진을 멈췄다.

이날 외국인은 두산에너빌리티(-1878억 원), SK하이닉스(-1813억 원), 한화시스템(-553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455억 원), HD현대미포(-402억 원), 삼성전자(-358억 원) 등 업종별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팔았다. 실제 코스피100지수는 4.01% 하락하며 코스피(-3.88%)보다 낮은 성과를 나타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매물을 쏟아낸 배경으로 증권가는 지난달 31일 새 정부가 공개한 첫 세제 개편안을 꼽는다. 상법 개정을 비롯한 이재명 정부 증시 부양책을 외국인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세제 개편안 발표가 이런 기대감을 의구심으로 바꿨다는 설명이다.

이번 세제 개편안에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기존 24%에서 25%로, 0.15%였던 증권거래세는 0.20%로 각각 높이고 주식 매각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추는 내용 등이 담겼다.

나정환·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세제 개편안은 대선 이후 추진됐던 주가 우호 정책과는 달리 주식시장에 비우호적인 증세안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주가 부양 정책에 대한 의구심을 유발했다”고 판단했다.

정해창·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우려하던 내용이 그대로 담긴 세제 개편안이 발표됐다”며 “증기 관련 세율이 원상복구되며 ‘코스피 5000 시대’를 외치던 정부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했다”고 진단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향한 아쉬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년 대비 현금배당이 감소하지 않고 배당 성향을 40% 이상 유지했거나, 전년 대비 현금배당이 감소하지 않고 배당 성향 25%이며 평균 배당 대비 5% 이상 배당이 증가한 기업에 한정해 분리과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세율은 3단계 누진세율에 따라 배당소득이 3억 원이 넘으면 최고세율 35%를 적용하기로 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월 발의된 배당 성향 35% 이상 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해 20~25%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법안에 비해 최고세율과 배당 성향 기준이 높게 설정돼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대감에 따라 배당주에 부가된 프리미엄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가는 세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 전 ‘부자 감세 원상복구’ 관련 내용이 손질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 이달 발표를 앞둔 경제정책방향에서 인공지능(AI) 역량 강화 방안 등이 구체화할 경우, 정책 모멘텀이 다시 살아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한지영·최재원·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정기국회에 세법 개정 절차를 완료하는 과정에서 대주주 양도세,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관련한 내용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AI 전력 수요 공급을 위한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산업 육성책이 구체화하면 AI, 재생에너지, 전력기기 등 관련주가 재차 주목받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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