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판지 및 위생용품 제조업체 깨끗한나라가 과중한 재무 부담이 지속하고 있다. 최근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으로 자본 확충에 한숨 돌렸으나,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깨끗한나라는 2022년을 마지막으로 올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6000억 원을 웃돌던 연결 매출액은 2023년 5149억 원, 2024년 5371억 원으로 5000억 원대에 머물렀으며, 올해 1분기에는 1308억 원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38억 원 흑자에서 2023년 -189억 원, 2024년 -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1분기에는 -3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재차 확대됐다. 순손실 또한 2022년 -29억 원, 2023년 -308억 원, 2024년 -221억 원, 올해 1분기 -83억 원으로 순손실이 지속하고 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PS(제지) 사업 부문의 부진이 전사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PS 부문은 2023년 영업적자(-264억 원)를 기록했으며, 2024년 판가 인상과 수출 판매 확대로 적자 폭이 축소됐으나 올해 1분기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과 백판지 시장의 공급과잉 심화로 -4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재차 저하됐다. 2023년 산업용지 판가는 톤당 73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18.0% 하락했으며, 2024년에 79만6000원으로 8.6% 상승했으나 여전히 어려운 시장 상황이다. 국내외 백판지 업체들의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이 수급 불균형을 야기하며 수익성 개선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영업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깨끗한나라의 차입 부담은 확대되는 추세다. 2024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226.7%, 차입금의존도는 53.1%를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부채비율 239.0%, 차입금의존도 54.0%로 더욱 악화했다. 지속적인 순손실로 잉여금이 감소하며 자본총계 또한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중한 이자 비용은 다시 순손실을 가중하는 악순환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깨끗한나라는 올해 4월 만기 30년, 표면이자율 4.6%의 3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 확충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단기간 내 큰 폭의 영업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재무 안정성의 확보에는 미봉책이 되리란 관측이다.
배성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HL(생활용품) 부문의 양호한 실적 지속에도 PS 부문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연결 기준으로 저조한 수익성 기록할 것”이라며 “영업현금창출력이 약화한 가운데 투자 부담이 확대되며 차입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영구채 발행으로 자본이 확충되면서 재무 건전성이 강화됐고 부채비율 역시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됐다”며 “하반기에는 개선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원재료(펄프 등) 가격 안정화와 함께 미국향 생활용품 수출 등 신규 매출처 확보가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