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나스닥 시장을 무대로 가시화되면서 국내 증시 유동성에 미칠 영향과 차익거래 가능성에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증시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38% 하락한 234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 -6%대에서 10% 넘게 상승하며 그간 조정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이날은 미국 나스닥 시장 ADR 상장과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1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290억 달러(약 44조2000억원) 규모의 ADR을 상장할 예정이며 이번 상장으로 글로벌 투자자 저변 확대와 가치 재평가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ADR 상장이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는 국내 정규장인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미국 정규장인 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 연계 거래가 가능해진다.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 거래되는 단일 종목으로 등극하게 되며 글로벌 투자 편의성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국내 대기업의 미국 ADR 상장 사례는 과거 외자 유치와 정부 지분 매각 등을 목적으로 활발히 진행된 바 있다. 지난 1994년 포스코홀딩스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전력공사, SK텔레콤, KT, KB금융지주 등이 연이어 미국 증시 문을 두드렸으며 지난 2004년 LG디스플레이 이후 대형 제조기업의 정식 상장은 22년 만의 도전이다.
시장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미국 정규장과 국내 증시 간 주가 괴리율을 겨냥한 합리적인 차익거래 가능성 여부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번 증권신고서 제출 단계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ADR을 국내 본주로 전환해 국내 유통 시장에서 매도할 수 있는 구조가 정비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본주 1주당 ADR 10개의 비율로 전환을 청구해 한국예탁결제원을 거쳐 국내 계좌로 주식을 입고받아 거래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상호 교환 방식은 이번 상장 과정에서 배정된 총 발행 주식 수의 2.5% 범위 내 한도 물량으로 제한되어 해당 한도가 소진될 경우 추가적인 초과 교환 청구는 전면 제한된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발행 주식 수의 일대일 매칭이 불가능한 한계로 인해 실질적인 대규모 차익거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환 한도 제약이 존재하는 대만 TSMC의 경우 미국 ADR 시장에서 본주 대비 10%에서 20% 수준의 프리미엄을 형성하며 독자적인 시장으로 움직이는 반면 교환이 전면 자유로운 홍콩 알리바바의 경우 프리미엄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정반대의 흐름을 나타낸 바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주식전략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의 국내 반도체 종목 보유 비중이 이미 가득 차 있는 매크로 환경에서 ADR 상장이 국내 증시의 수급을 급격히 흡수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한도 제한으로 인해 향후 TSMC와 유사하게 미국 시장의 독자적인 수급과 투자 심리에 따라 본주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장세를 연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