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 다지는 원화 스테이블코인…與 "내년 시행 목표"

입력 2025-07-30 16:1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與안도걸, 첫 포괄법 ’가치안정형 디지털자산법’ 발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국내시장 80% 장악 속 입법 지연
9월 정기국회·국정감사·예산심의 거쳐 연말께 논의 예상
한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통화창출력 제한적" 해명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건물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건물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지니어스법(Genius Act)과 유럽 암호자산시장규제법(MiCA) 시행으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규제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뒷받침할 법안이 골격을 갖춰나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민병덕 의원에 이어 국정기획위원회 멤버인 안도걸 의원이 30일 최초로 포괄적 법안 발의에 나섰다. 한국은행의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두고 조율 과정을 거쳐야하는 과정은 남았지만, 내년 상반기 법 시행이 목표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진행된 ‘가치안정형 디지털자산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 설명회에서 "디지털통화 전환에서 결코 뒤지지 말고 앞서가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밀려들고 있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도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공통의 문제 의식을 가지고 핵심적인 쟁점에 대해 빨리 합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며 법안 마련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정무위 한 관계자는 "현재 발의된 법안들을 충분히 검토하고 최적안을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9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예산 심의 등 정례 일정을 고려하면 연말에나 법안이 본격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플랫폼, 카드사, VAN(부가차치통신망)사 등 업계에서도 법적 근거를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크다”며 “유럽 등에서도 각국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텐데 우리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시장 잠식은 높은 수준이다. 정무위 관계자는 "지금도 미국 스테이블코인 USDT가 60% 차지하고 있고, USDC도 20%대로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승인을 받으면 기반이 다져져 있을 테니 더 공격적으로 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미국의 지니어스 법안, 유럽 MiCA 시행으로 각국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서 국내 시장에 추가적인 외화 스테이블코인이 유입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적 기반 없이 외국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진출만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진입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법안 처리가 완료돼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이달 11일 발표한 ‘스테이블 코인의 성장’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광범위한 사용이 통화주권에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미국 이외 지역 거주자들도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 표시 자산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해당 국가의 통화정책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1분기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에서 거래된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57조 원에 달했고, 이 중 테더(USDT)가 47조3311억 원(83.1%)으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24일 오전 정부광주지방합동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광주지방국세청·광주본부세관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24일 오전 정부광주지방합동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광주지방국세청·광주본부세관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제2의 통화'로 작동하면서 중앙은행 통제 밖에서 통화량을 증가시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시중에 그만큼의 지불수단이 추가로 생기는 셈인데, 이는 기준금리 조정 등 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의 영향을 받지 않아 경기 과열 시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안 의원은 한은의 우려에 대해 "스테이블코인이 당장 법정통화를 대체할 규모로 성장하기 어렵고, 발행 시 현금이 은행에 묶여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에만 투자하도록 제한해 통화 창출력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미국도 현재 2000억 달러 규모에서 3년 내 2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전체 통화량 대비 미미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초기 단계에서는 통화를 과도하게 대체하는 것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운영될 것이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너무 먼 미래를 가정한 과도한 걱정”이라며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가 공동 거버넌스 체계로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한은이 긴급조치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발행 요건을 자본금 50억 원 이상으로 설정하고, 기재부·한은·금융위가 참여하는 '가치안정형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설치해 정책 조율을 강화했다. 한국은행에는 자료제출요구권, 공동검사요구권, 긴급조치 명령 요청권을 부여해 통화정책 당국의 역할을 보장토록 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자 지급도 가치 안정성 유지를 위해 전면 금지토록 했다. 안 의원은 "스테이블코인이 예금을 대체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 "분명한 성격은 결제 수단이자 통화로서 법정통화와 일대일 매치되는 디지털 통화로 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철우 성균관대 교수는 이날 설명회에서 "2025년 2분기 국내 4대 금융지주 순이익이 5조4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과점 구조를 스테이블코인이 해체할 수 있다”며 금융 혁신의 관점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뉴욕 연준과 국제결제은행이 발표한 '프로젝트 파인'은 중앙은행이 스마트계약을 통해 토큰화된 자산 시장에서도 통화정책을 실시간 집행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기술적 대응 가능성도 강조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가능성도 제시됐다. 신상훈 연세대 교수는 "해외송금이나 기업 간 대규모 거래에서 수수료 절감 효과가 크고, 증권형토큰(STO) 거래의 주요 결제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3,587,000
    • -2.99%
    • 이더리움
    • 4,524,000
    • -3.44%
    • 비트코인 캐시
    • 842,000
    • -2.04%
    • 리플
    • 3,040
    • -2.84%
    • 솔라나
    • 198,600
    • -4.43%
    • 에이다
    • 622
    • -5.33%
    • 트론
    • 427
    • +0.47%
    • 스텔라루멘
    • 360
    • -4.51%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490
    • -1.49%
    • 체인링크
    • 20,350
    • -4.28%
    • 샌드박스
    • 210
    • -5.8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