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리인하ㆍ대출규제로 이자이익 감소 예상
이재명 대통령, '이자놀이' 비판에 상생금융 부담도

4대 금융지주가 상반기 10조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환율 하락과 주가 상승으로 비이자이익이 늘은 덕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버는 돈'은 줄어가는데, 상생금융 압박에 '나갈 돈'만 많아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조3254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4%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KB금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3.8% 늘어난 3조4357억 원을 기록하며 '리딩금융'을 수성했고, 신한금융(3조374억 원, 10.6%)과 하나금융(2조3010억 원, 11.2%)도 1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번에도 은행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2조1876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45.3%나 급증한 것이다. 신한은행 (2조2668억원, 10.4%)과 하나은행(2조851억원, 19.1%)도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초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에 따른 기저효과와 더불어 환율 하락과 주가상승으로 비이자이익이 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출범으로 인한 판관비 증가로 인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6% 줄어든 1조5513억 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지만 금융지주사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올 초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를 7조2000억 원으로 잡았으나, 최근 그 절반에 해당하는 3조6000억 원을 새 목표치로 설정하고 이를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정부의 상생 압박에 따라 대규모 기금을 출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열린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첫 회의에서 예대금리차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데 이어 전일에는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등 이자수익에만 의존하지 말고, 투자 확대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3분기부터 실적 내림세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59% 줄어든 4조9692억 원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아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