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올해 1~5월 러시아 인근 해역별 항만 물동량 중 북극해는 3640만 톤으로 전년동기대비 7.5% 감소했다. 전체 항만 물동량이 4.9%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감소세다. 북극해는 무르만스크, 칸달라크샤, 나리얀마르, 두딘카, 아르한겔스크, 오네가, 바란데이, 페벡, 사베타항이 포함된다. 러시아의 항만 물동량 중 북극해 비중은 약 10% 수준이다.
대표적인 북극항만인 무르만스크는 러시아 최북서단의 도시로 세계 주요 물류·운송 거점들과의 연중 항로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전체 물동량의 53%는 광물비료다. 이외에 아파타이트 농축물(25%), 철광석 펠릿(10%), 철광석 농축물(6%), 자갈(5%) 순으로 다양한 자원 기반 화물이 운송된다.
결과적으로 보면 아직 러시아에서도 북극항로는 활성화하지 못한 수준이고 비료 등의 자원이 운송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북극항로 개설을 국정과제에 포함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부산·경남(PK) 맞춤형 정책 중 하나로 '북극항로 개척 추진위원회'를 만들었고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인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북극항로 개설의 주무부처인 해수부도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해수부는 차관 주재로 지난달 북극항로 개척 방향 설정을 위한 킥오프(kick-off·시작) 회의를 열었다.
북극항로의 장점은 명확하다. 부산항에서 유럽 로테르담항까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면 2만2000㎞지만 북극항로는 1만5000㎞ 단축돼 운항일수도 40일에서 30일로 줄어든다. 컨테이너선 기준 평균 운송비용도 20~30% 절감될 수 있다. 또 탄소배출 감소로 국제 탄소세 부담 경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문제는 현실화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3일 열린 제6회 인천국제해양포럼에서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1979년 이후 북극을 뒤덮었던 얼음의 20%가 녹았고 2050년이 되면 북극을 관통하는 북극 횡단 항로도 열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각국이 북극 항로 개발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면밀하고도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