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23일(현지시간) 중동 분쟁과 관련한 공급 우려가 후퇴하면서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근월물 종가는 전장 대비 5.33달러(7.2%) 급락한 배럴당 68.5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는 5.33달러(7.2%) 떨어진 배럴당 71.48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국제유가는 전날 밤만 해도 중동 정세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 지역에서 원유 운송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확산하면서 정규장 개장 이후에는 매도세가 유입됐다.
미국이 21일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한 데 대해 이란은 이날 카타르 수도 도하 근교에 있는 미국 공군기지 알우데이드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카타르는 미사일 요격에 성공했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란은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과 카타르에 공격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공격 사전 통보를 통해 피해를 줄이고 대치 격화를 피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유가는 하락 폭을 확대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란이 상황 악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본다”며 “시장이 예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매도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유가는 전날 밤 배럴당 78.40달러로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란 국영 언론에 따르면 이란 의회(마즐리스)는 22일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결의했다. 최종 결정권을 지닌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승인하면 세계 석유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길목을 사실상 틀어막게 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석유 공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하고 있어 중동발 원유 수송에 미칠 영향이 우려됐다.
국제 금값은 반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의 중심인 8월물 금은 전장 대비 9.3달러(0.3%) 오른 온스당 33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정세 긴장이 고조되면서 실물자산의 뒷받침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금 선물에 대한 매수세가 우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