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금천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지난달 공공예식장을 이용해 결혼식을 올렸는데요. 일반 예식장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을 들여 결혼식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박 씨는 “처음엔 공공예식장이라고 해서 시설이 좋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몇 군데 둘러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라며 “예식장 분위기도 깔끔했고 무엇보다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죠.
결혼적령기 커플들 사이에서는 결혼을 미루는 것은 흔한 풍경이 됐습니다. 그들이 결혼을 미루는 이유는 집값 문제, 결혼식 비용, 혼수 문제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는데요. 여러 이유가 나오지만 궁극적으로는 “결혼에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된다”가 주된 이유인 거죠.
통계청이 발표한 ‘2024 사회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미혼남녀가 결혼하지 않은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결혼자금이 부족해서’(31.3%)였습니다. 3위로 꼽힌 ‘고용상태가 불안정해서’(12.9%)까지 고려하면 44.2%가 돈 문제를 이유로 꼽은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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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결혼식이 많이 치러지는 서울의 경우엔 결혼식장을 빌리는 것만 해도 많은 돈이 드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혼 정보업체 듀오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됐던 2021년 대비 올해 예식장 대관 비용은 56% 이상 치솟았죠.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4월 기준 전국 평균 결혼비용은 2101만 원으로 조사됐고,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이 3409만 원으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에 서울시에서는 ‘더 아름다운 결혼식’ 사업을 통해 예비 신혼부부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원 대상은 어떻게 되고, 신청 방법은 무엇일까요?

‘더 아름다운 결혼식’은 서울시가 결혼 장려와 예비 신혼부부들의 결혼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공공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현재 서울시에선 25곳의 공공예식장을 지정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곳에서 일반 예식장 대비 절반 수준의 비용으로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죠.
예식장 형태도 다양합니다. 공원뷰, 남산뷰는 물론 한강뷰 예식장도 있고 일반적인 예식장 형식의 공공예식장도 있습니다.
이용을 원한다면 서울시의 ‘더 아름다운 결혼식’ 누리집에 접속해 신청서를 작성하고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이후 예식장별 전담 업체와 연결돼 1대 1 맞춤 컨설팅을 받고 예식장 계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 거주자 또는 생활권자(서울 소재 직장인, 대학생, 자영업자 등), 예비부부의 부모님 중 한 분이라도 서울시에 거주 중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어요. 계약 시 결혼식 신청서 및 동의서, 주민등록초본 또는 재직증명서 등도 필요합니다.
결혼장려금도 제공돼요. 예비부부 중 한 명이라도 공공예식장 신청일부터 예식 당일까지 서울시에 거주하면 최대 100만 원이 지원되죠. 최종 확정 승인은 서울시에서 개별로 문자를 보내 알려줍니다.
주의사항도 있어요. 현재 공공예식장의 대부분은 하객 100명에서 150명 정도 규모만 수용할 수 있어 많은 하객을 원하는 신랑·신부에게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또한, 야외 예식장 비중도 상당해 실내 예식만을 원한다면 선택지는 더 좁아져요.

서울시는 최근 합리적이고 개성 있는 결혼식을 추구하는 젊은 부부들을 위해 더 아름다운 결혼식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업 확대 계획을 밝히며 공공예식장 40곳을 수년 내로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야외 대비 적은 실내 예식장을 현재의 5곳에서 25곳으로 늘릴 계획이죠.
결혼의 방식에 정답은 없어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두 사람이 갈등 없이 순조롭게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죠. 지금 있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지만, 돈 때문에 걱정이라면 공공예식장을 한 번 고려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