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 새마을부녀회에서 18년째 활동 중인 김정자(가명) 씨는 공연이 끝난 뒤, 눈시울을 훔치며 이렇게 말했다.
수원특레시가 13일 오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25 새빛 힐링콘서트’는 단순한 문화공연이 아니었다.
이 무대는 오랜 시간 조용히 지역을 지켜온 3000여 명의 시민 봉사자들을 위해 마련된 ‘헌정’과 ‘위로’의 자리였다.

이날 공연장에 모인 광교 1동 봉사자들 비롯해 수원지역 내 각 단체는 단체복과 각종 응원 플래카드, LED 머리띠와 응원봉을 들고 있었다. 행사 시작 전부터 수많은 봉사자들이 끊임없이 도착했고, 단체마다 환한 웃음과 반가운 인사로 분주했다.
관객은 통장협의회, 주민자치회, 새마을지도자·부녀회, 자율방범대, 청소년지도자협의회 등 수원을 구성하는 '이름 없는 일꾼들'이었다.
그들은 이날만큼은 누군가를 돕는 손이 아니라, 박수를 받는 사람으로 초대됐다.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읽어 내려가는 그 목소리는 무대를 공연장이 아니라 공동체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동네 어려운 어르신들 건강과 안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해 주시는 00 통장님, 당신의 발자국 위에 수원의 아침이 피었습니다.”
“교통질서를 위해 묵묵히 아침마다 교차로에서 교통신호를 담당하는 김OO 님, 당신의 수고가 수원의 교통을 지켰습니다.”
봉사자들이 직접 보낸 사연 엽서는 누군가의 인생 그 자체였고, 이 시장은 마치 그것을 ‘시장’이 아니라 ‘시민의 친구’로서 읽어내러 갔다.
객석의 반응은 조용하고 뜨거웠다. 고개를 떨군 봉사자의 어깨가 들썩였고, 이름이 불리자 놀라듯 탄성을 지르는 모습도 보였다.
사람들은 서로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우리가 주인공입니다”

수원시립합창단 ‘멜로일상’의 무대를 시작으로, 뮤지컬 배우 홍지민은 ‘Fly Me to the Moon’, ‘아름다운 강산’ 등을 통해 무대를 따뜻하게 채웠고, 가수 박서진은 ‘광대’, ‘강원도 아리랑’, ‘지나야’ 등으로 흥과 위로를 동시에 전했다.
공연 중간중간, 무대 뒤 대형 스크린에서는 그림명화와 함께 수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공연마다 사연과 노래 하나하나에 진심이 담겨 있었고, 음악과 함께 그 감동이 차오르면서 많은 이들이 행복한 모습이었다.
“이제는 수원시가, 여러분께 되돌려드릴 차례입니다” 무대 말미, 이재준 시장은 다시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이날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했다. “수원은 여러분에 헌신 감사합니다. 바로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수원의 주인공이며, 이제는 시가, 우리가, 여러분께 되돌려드릴 차례입니다”라고 감사의 표시를 전했다.
현장에 있던 한 봉사자는 “10년 넘게 활동했지만, 이름이 불리고 내 이야기가 무대에 오르는 경험은 처음”이라며 “연말에 받았던 상보다 더 큰 위로를 받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