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제조업서 이차전지·수소로…한국판 ‘말뫼의 기적’ 꿈꾼다 [무너진 산단, 위기의 도시 中]

입력 2025-06-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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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6-1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쇠퇴하던 스웨덴 말뫼·영국 셰필드
첨단제조산업 전환 도시 성공 사례
국내서도 포항·광양 등 도전 잇따라

▲여수 산업단지 전경. (사진제공=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
▲여수 산업단지 전경. (사진제공=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의 거센 공세 속에,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주력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철강·석유화학 등 전통 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도시들 역시 그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생산성은 떨어지고, 협력업체들은 도산 위기에 내몰렸으며, 지역 상권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의 쇠락은 곧 지역 공동화로 이어진다. 하지만 위기 속에도 기회는 있다. 수소와 이차전지 등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산업도시의 위기와 기회를 짚고, 산업과 도시가 함께 생존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한다.

1980년대 스웨덴 남부의 항만도시 말뫼는 ‘말뫼의 눈물’이라는 표현으로 산업 쇠퇴의 상징이 됐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코쿰스 조선소가 문을 닫자 일자리가 사라졌고, 도시는 급격한 침체에 빠졌다.

그러나 말뫼는 정보통신기술(ICT)와 디자인 기업, 대학을 유치하고 친환경 도시계획을 추진하는 등 도시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했다. 기존 중후장대 산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지식·서비스 산업 중심지로 탈바꿈하며, 현재는 스웨덴 3대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부활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철강 산업의 중심지였던 영국 셰필드도 1970년대 말 철강산업 붕괴와 대량 실업, 인구 유출로 한때 몰락의 길을 걸었지만, 첨단 제조업을 통해 반전에 성공했다. 2001년 셰필드대학교와 보잉이 공동 설립한 첨단제조연구센터(AMRC)를 거점 삼아 항공·방산·로봇산업 등으로 산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이같은 노력은 지역경제 회복으로 이어졌다. 셰필드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2000년대 초 약 60억 파운드(약 10조5000억 원)에서 2020년대 들어 150억 파운드(약 26조2500억 원) 수준으로 2.5배 이상 성장했다.

반면 산업 전환에 실패한 도시들의 교훈도 뚜렷하다. 미국 디트로이트는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자동차의 본고장’으로 불렸지만, 포드·제너럴모터스(GM)·크라이슬러 등 ‘빅3’가 글로벌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면서 지역경제 기반이 붕괴됐다. 도시는 빠르게 공동화됐고, 2013년 미국 지방정부 역사상 최대 규모 파산이라는 극단적 결과로 이어졌다.

영국 글래스고 역시 핵심산업이었던 조선·중공업이 쇠퇴하자 문화·예술 중심 도시로의 전환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도시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한 ‘불완전 전환’ 사례로 꼽힌다.

한국의 산업도시들 역시 비슷한 변곡점 위에 있다.

포항과 광양이 대표적이다. 철강업 중심지였던 포항은 포스코그룹과 에코프로그룹 등 국내 기업을 포함해 중국 CNGR, 화유코발트 등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배터리 전 밸류체인 생태계를 조성 중이다. 정부가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한 광양도 배터리 소재 생산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울산, 전주·완주, 안산 등은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에 따라 수소 시범도시로 선정돼 수소 생태계 조성에 한창이다. 기존 제조업 기반을 활용, 탈탄소 시대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업구조 전환뿐만 아니라 고용·인구·주거환경 등 도시 시스템 전반을 재정립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토연구원은 “산업의 가치사슬을 중심으로 한 전후방 산업 연계가 필요하다”면서 “이와 함께 정주환경 개선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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