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곧 전략’…이재용, 삼성 반도체 R&D·제조 현장 점검

입력 2025-12-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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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R&D 거점 NRD-K·화성캠퍼스 직접 찾아 기술 경쟁력 점검
HBM·D1c·4나노 앞세워 AI 반도체 주도권 탈환 시동
글로벌 빅테크 연쇄 협업 속 ‘기술 중심 경영’ 메시지 재확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국내 반도체 핵심 거점을 직접 찾아 차세대 기술 경쟁력 점검에 나섰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속도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연구개발(R&D)과 제조 현장을 직접 챙기며 기술 중심 경영 기조를 재확인한 행보다. 이달 초 미국 출장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이뤄진 현장 경영은 기술을 중심에 둔 삼성의 전략 방향을 분명히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전 기흥캠퍼스를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 시설인 NRD-K를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전 사업 영역의 차세대 제품·기술 경쟁력을 살폈다. NRD-K는 공정 미세화에 따른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첨단 반도체 설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조성된 최첨단 복합 R&D 단지로, 삼성전자의 중장기 기술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오후에는 화성캠퍼스로 이동해 제조 현장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디지털 트윈과 로봇 기술을 적용한 제조 자동화 시스템 구축 현황과 AI 기반 공정 운영 사례를 직접 살폈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공장과 장비, 공정을 가상 공간에 구현해 실시간 분석과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공정 개발 역량 강화와 불량률 개선, 생산성 제고 등에 핵심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제조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현장 점검 이후에는 전영현 DS부문장, 송재혁 DS부문 CTO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글로벌 첨단 반도체 산업 트렌드와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이어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D1c, V10 등 최첨단 반도체 제품의 사업화에 기여한 개발·제조·품질 담당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의 의견을 경청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과감한 혁신과 투자로 본원적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자”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재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두고 삼성의 전략 방향이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경쟁의 본질은 가격이나 물량이 아니라 기술 선점과 수율, 그리고 이를 얼마나 빠르게 사업화하느냐에 있다”며 “이재용 회장이 R&D와 제조 현장을 직접 챙긴 것은 AI 반도체와 첨단 공정에서 다시 주도권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총수의 현장 점검은 내부적으로는 기술 인력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이고, 외부적으로는 글로벌 고객과 파트너들에게 삼성의 방향성을 분명히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한때 HBM을 중심으로 한 초기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쳤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들어 빠르게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D1c 공정 기반 디램의 성능 우위와 4나노 기반 파운드리 기술, 대규모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메모리 시장 1위 지위를 확실히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메모리와 시스템LSI,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반도체 전 분야의 최첨단 기술을 동시에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HBM 사업에서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HBM3E는 주요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가 확대되며 분기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차세대 HBM4는 이미 개발을 완료해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 중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파운드리·메모리·패키징을 아우르는 턴키 경쟁력을 앞세워 맞춤형 커스텀 HBM 시장에서도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실적 측면에서도 반도체 사업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을 15조1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이익 규모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행보 역시 기술 전략과 맞물려 성과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 오픈AI, 테슬라,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은 AI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 확대의 발판이 되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내년 초 삼성그룹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새해 사업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CES 2026 개막을 앞둔 만큼 사장단 회의는 연초 비교적 이른 시점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 자리에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 투자와 대형 인수합병(M&A) 방향성도 윤곽을 드러낼지 주목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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