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안규백 의원·김민기 사무총장 예상
1기, 친명+탕평 조합으로 국정안정화 추진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이후 빠른 속도로 내각 구성에 돌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인수위원회 없이 즉시 국정을 시작하며 신속한 인선을 통해 국정 공백 최소화에 나섰다.
이재명 정부의 내각 인선은 경제 회복과 국정 안정화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진행될 전망이다. 189석의 압도적 의석수를 확보한 범여권의 지원 속에서 국정 동력 확보와 개혁 과제 추진을 위한 진용 구축이 가까운 시일 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받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로는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이 1순위로 거론된다. 구 전 실장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거친 '예산통'으로,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특히 이번 대선 기간 이 대통령의 외곽 싱크탱크인 '성장과통합'에서 경제분과를 맡으며 정책 수립에 기여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2순위 후보로는 5선 중진 김태년 의원이 언급된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정책통으로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이며, 민주당 내 최대 경제 공부 모임인 '경제는 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다. 안도걸 의원과 이호승 전 대통령 정책실장도 후보군에 포함됐다.
국방부 장관은 5선 안규백 의원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방위원장 출신인 안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국방 분야에 가장 정통한 현역 의원으로 평가받는다. 이 대통령이 대선에서 밝힌 '국방부 문민화' 공약과도 부합하는 인사다.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주 의원도 거론된다.
법무부 장관 후보로는 5선 윤호중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비법조인 출신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장을 지냈으며, 이번 대선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아 이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민주당의 검찰개혁 의제를 주도해 온 재선 김용민 의원도 후보로 언급된다.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재명 대선 캠프의 총괄선대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쌓은 전문성과 대중적 신뢰가 강점으로 꼽힌다. 외교부 장관 후보로는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조현 전 외교부 차관이,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로는 이해식 의원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거론되고 있다.
내각 인사는 국무총리 청문회 이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내각 인선 같은 경우 국무총리 후보자가 청문회를 준비 중"이라며 "청문회를 거치면서 차근 차근해야 되기 때문에 우선은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까지 기다려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내정자에 대한 발표는 너무 늦지 않은 시간 안에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무총리 임명 이후엔 경제수장과 국방부 장관에 대한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3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비상계엄 후유증 극복이 시급한 과제인 만큼, 경제수장과 국방부 장관을 경제 회복과 내란 극복 차원에서 우선순위에 둘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는 현재 4단계로 나눠 인선을 진행하고 있다. 1단계 핵심 3직(김민석 국무총리·강훈식 비서실장·이종석 국정원장) 인선은 완료됐고, 2단계 수석급 인선이 진행 중이다. 3단계로 차관급 인사를 먼저 단행한 후, 4단계에서 국회 인사청문회가 필요한 장관급 인선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유정 대변인은 8일 우상호 정무수석 임명과 관련해 "민주당에서 처리를 예고한 여러 법들에 대한 속도 조절 논의는 필연적 과정"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상법 개정안,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 처리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여당 간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다.
이 대통령은 기자 간담회에서 밝혔던 '주요 공직자 국민추천제'도 곧 가시화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저희가 곧 가시화할 예정"이라며 "준비가 되는 대로 브리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