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의제 관계없이 편하게 대화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4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대표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했다. 우 의장을 비롯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가 자리했다.
식사는 통합의 의미를 담아 비빔밥이 마련됐다. 재료는 경기, 강원, 충청, 영남, 호남, 제주 등 각 지역의 특산물을 고루 사용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가 국민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저부터 잘해야 한다.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도, 김용태 (국민의힘) 대표도 제가 잘 모시겠다. 자주 뵙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을 혼자 다 100% 취할 수는 없다.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해야 한다”며 “가급적 모두가 동의하는 정책으로 국민이 나은 삶을 꾸리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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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적대와 전쟁과 같은 정치가 아닌, 서로 대화하고 인정하고 실질적으로 경쟁하는 그런 정치가 되기를 바란다”며 “자주 연락을 드리겠다. 시간을 내달라. 의제도 관계없이 편하게 대화하면 좋겠다”고 재차 당부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첫 시작으로 각 정당 대표들, 의장과 함께 오찬 자리를 마련한 것은 본인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부분을 이번에 바꿔보려고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면서 “성장할 때도 교복을 입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에게 무상 교복을 공급했던 것처럼, 싱싱한 과일을 먹고 싶었지만 (성남)시장이 되고 난 이후에 아이들에게 공급한 것처럼,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의 원활한 소통에 대한 결핍이나 부족함을 많이 느끼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시 이재명답다는 생각이 든다”고 추켜세웠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며 “국민통합과 국가개혁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 통합은 진영 간 깊은 골을 메우기 위해 서로 우려하는 바를 권력자가 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내일 여당이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는 공직선거법, 법원조직법,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는 매우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대통령과 여당이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비례적 대표성을 인정하고 상생 정치를 위해 이를 활용한다면 국민의힘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국민들께서 국민통합과 민생회복에 대한 큰 기대를 갖고 있는 동시에 우려를 갖고 계시는 국민들도 적지 않게 계실 것”이라며 “사법부에 관한 문제들, 특히 대법관 증원을 포함한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에 관한 문제들은 충분한 반대 의견도 들으면서 신중하게 추진해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사실상 대통령의 첫 일정을 야당 대표들과 함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2·3 내란 사태를 계기로 통합의 필요성이 커진 만큼 이를 감안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21대 대선 당선이 확실시된 이날 새벽 “대통령의 책임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큰 통치자가 아니라 국민을 크게 통합하는 대통령의 책임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