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투표용지 보고 울컥" "싸우지 말고 경제 살리길"...전국 투표소 주권 행사 행렬 '북적'

입력 2025-06-0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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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대통령 탄핵 이후 대선, "누가 뽑히든 나라 안정되길"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투표율 68.7%⋯3000만 명 돌파해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광진구 기아자동차 대공원대리점에 마련된 능동제3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이날 대선 본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4295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광진구 기아자동차 대공원대리점에 마련된 능동제3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이날 대선 본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4295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전국 1만4295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본투표가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보궐선거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사회 전반의 피로감이 고조된 가운데 치러지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전국 각지의 투표소에는 주권을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마포평생학습관과 레드로드예술실험센터 투표소 등에는 반소매 티셔츠와 청바지 등 가벼운 차림의 시민들이 찾아와 투표에 참여했다.

사전투표 때는 일이 바빠서 투표하지 못했다는 성미혜(27) 씨는 "6개월 전 비상계엄으로 나라가 혼란스러웠는데, 그때 투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됐다. 투표용지를 받는데 조금 울컥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어린 딸의 손을 잡고 투표장을 찾은 노은승(37) 씨는 "사실 결혼 전에는 투표가 그렇게 중요한 건지 몰랐다. 근데 애를 낳아보니 이 애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라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한다는 정모(43) 씨도 "비상계엄 이후 경기가 더 나빠졌다. 나라가 혼란스러워서인지 사람들의 소비 심리도 위축된 것 같다"며 "어쨌든 다음 대통령은 편 가르고 싸우지 말고 경제 발전을 위해 힘썼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서울 종로구 종로1·2·3·4가동 제2투표소가 마련된 주민센터 앞에도 투표하려는 시민들로 분주했다. 마스크, 슬리퍼 등 편안한 차림으로 투표소를 찾은 백승우(37) 씨는 "국민으로서 투표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한 표를 행사했다"며 "정치에 대해 잘 모르지만, 새 대통령이 나라를 잘 이끌어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임시공휴일에도 출근길에 투표소를 찾은 여성 전모(59) 씨는 "지금 나라가 몹시 어려운데 국민을 잘살 수 있게 해줄 사람이 뽑혔으면 좋겠다"며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종로1·2·3·4가동 투표소는 두 곳으로 나뉜 탓에 투표소를 잘못 찾은 이들도 눈에 보였다. 한 시민은 사무원을 붙잡고 "인근 제1투표소가 있는 교동초까지 언제 다시 가느냐"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본투표는 사전투표와 달리 유권자의 주민등록지에 따라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다.

고령 유권자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지팡이를 짚은 제인향(80) 씨는 "80대가 되기까지 투표를 여러 차례 해왔는데, 매번 정치인들이 자기 이익만 찾는 것 같아서 실망스러웠다"며 "그럼에도 국민이니까 투표하러 왔다. 각자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잘 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의 다채로운 '인증' 문화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SNS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아이돌 포토 카드나 야구 구단의 캐릭터 등 다양한 일러스트를 인쇄한 종이에 기표 도장을 찍는 '인증샷' 행렬이 이어졌다.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광진구 기아자동차 대공원대리점에 마련된 능동제3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를 마친 후 인증샷을 찍고 있다. 이날 대선 본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4295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광진구 기아자동차 대공원대리점에 마련된 능동제3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를 마친 후 인증샷을 찍고 있다. 이날 대선 본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4295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한편 사전투표 기간에는 대리투표, 투표용지 반출 사태 등이 벌어져 논란이 됐다.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9일, 선거 사무원 박모 씨는 강남구 대치2동 사전투표소에서 남편의 신분증으로 투표용지를 발급해 대리투표한 사실이 적발돼 경찰에 체포된 후 구속됐다.

박 씨는 강남구 보건소 소속 계약직 공무원으로 사전투표 첫날 투표사무원으로 위촉돼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발급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또 같은 날 신촌동 사전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 반출 사태가 벌어졌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선관위 측은 "관리상 미흡함이 일부 있었다"라며 "유권자 여러분께 혼선을 빚게 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본투표에는 아직 다행히 큰 사건·사고가 없는 상태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정오까지 투표소 관련 112신고는 총 54건 접수됐다. 서초구의 한 투표소에서 50대 여성이 "선거사무원들이 투표용지 하단의 일련번호를 떼어두고 도장도 미리 찍어놓은 것을 발견했다"며 경찰에 신고하는 등 일부 소동이 있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68.7%다. 3000만 명이 넘는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는 지난 대선 같은 시보다 0.6%포인트(p) 높은 수치다. 시도별로 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으로 77.8%다. 최저 투표율은 부산(65.8%)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의 선거인 수는 총 4439만1871명이며 이 중 1542만3607명(34.74%)은 지난달 29~30일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본투표는 이날 오후 8시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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