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표 짜주고 취향까지 설계”…요즘 패키지 여행, ‘맞춤형’으로 대변신[주말&]

입력 2026-07-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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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9일 연휴 겨냥해 일정·출발지별 선택지 확대
도슨트·방송인 앞세운 미술·미식 테마상품도 등장
여행사의 시간표와 콘텐츠 기획력이 새 경쟁 요소

▲뉴욕 센트럴 파크 (사진제공 모두투어)
▲뉴욕 센트럴 파크 (사진제공 모두투어)

올가을 패키지여행의 경쟁 무대가 여행지에서 여행의 이유로 옮겨가고 있다. 연차를 활용할 수 있는 날짜를 계산해 주는 기획전부터 도슨트의 해설을 따라 명화의 현장을 걷고,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이 고른 소도시 음식을 맛보는 상품까지 등장했다. 여행사들이 고객의 시간과 관심사를 일정으로 설계하고 나선 모습이다.

3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랑풍선·하나투어·모두투어 등은 가을 수요를 겨냥한 연휴 기획전과 테마여행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형식은 다르지만 방향은 닮았다. 언제 떠날 수 있는지와 현지에서 무엇을 경험할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상품 선택의 근거를 만들고 있는 것.

가장 폭넓은 수요를 겨냥한 곳은 모두투어다. 9월 21일부터 23일까지 연차를 쓰면 19일부터 27일까지, 10월 6일부터 8일까지 연차를 내면 3일부터 11일까지 각각 최장 9일을 쉴 수 있다는 계산을 기획전에 담았다. 일본·중국·동남아부터 유럽·미주·남태평양까지 여행 기간에 맞춘 상품을 마련했다.

비용 부담 완화에 대한 기대도 예약으로 이어졌다. 모두투어 내부 집계 결과 국제선 유류할증료 인하가 발표된 16일부터 25일까지 9·10월 황금연휴 출발 해외여행 상품 예약률은 직전 동기보다 24% 증가했다. 인천 외에 부산·대구·제주·청주 출발 상품을 마련하고 국내여행도 포함해 선택 폭을 넓혔다.

이 수치는 모두투어가 특정 기간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인 만큼 전체 여행시장 흐름으로 확대해 해석하기는 어렵다. 다만 연휴와 유류할증료 인하가 맞물린 시기에 실제 예약이 증가했다는 점은 확인된다. 여행사가 여행지뿐 아니라 연차 활용법과 출발지를 상품 정보의 앞줄에 배치한 배경이다.

▲프랑스 미학 여행 포스터 (사진제공 노랑풍선)
▲프랑스 미학 여행 포스터 (사진제공 노랑풍선)

노랑풍선은 예술을 중심으로 일정을 엮었다. ‘프랑스 미학 여행 7일’은 김기완 도슨트가 전 일정에 동행하는 소규모 상품으로 10월 28일 한 차례 출발한다. 지난해 역사 커뮤니케이터 썬킴과 진행한 역사 기행에 이어 전문가 동행 상품의 영역을 미술로 넓혔다.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과 바르비종 예술가 마을을 시작으로 지베르니의 모네 집과 정원, ‘루앙 대성당’ 연작의 배경인 루앙 구시가지를 찾는다. 오르세 미술관과 오랑주리 미술관을 관람하고,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는 라부 여관의 고흐 방과 고흐·테오 형제 묘지를 방문한다.

작품과 작품이 탄생한 장소를 한 동선으로 묶은 것이 특징이다. 김기완 도슨트는 미술을 역사·건축·음악 등과 연결해 해설한다. 꼬꼬뱅·에스카르고·비프 부르기뇽·물 프리트 등 프랑스 음식도 제공한다. 상품은 아시아나항공 직항편을 이용하며 노팁·노옵션·노쇼핑으로 운영된다.

▲방송인 알베르토 (사진제공 하나투어)
▲방송인 알베르토 (사진제공 하나투어)

하나투어는 미식을 앞세워 이탈리아 소도시로 향한다. 제우스 시그니처(ZEUS Signature) 상품인 ‘이탈리아 미식 기행’에는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가 선정한 미식 명소가 포함됐다. 피에몬테 알바의 화이트 트러플 축제와 와이너리를 방문하고, 현지 전문 셰프와 생면 파스타와 지역 가정식을 만드는 쿠킹 클래스에 참여한다.

피렌체의 가죽 공방 ‘스콜라 쿠오이오’와 모데나 구시가지도 일정에 넣었다. 숙소는 ‘빌라 라 페르소날라’, ‘빌라 파토노 를레’, ‘그랜드호텔 팔라조’ 등으로 구성했다. 익숙한 대도시 관광보다 소도시의 음식과 공예, 숙박 경험을 한 주제로 묶은 셈이다.

최근 업계의 여행 상품을 함께 놓으면 패키지여행의 두 가지 전략이 읽힌다. 모두투어는 연휴 일정과 출발지를 세분화해 여행 가능한 고객층을 넓힌다. 노랑풍선과 하나투어는 미술과 미식이라는 관심사를 중심으로 방문지와 체험을 촘촘히 연결한다.

여행사의 역할도 항공과 숙박을 묶는 공급자에서 일정과 맥락을 설계하는 편집자로 바뀌고 있다. 고객이 직접 짜기 어려운 휴가 계획을 제시하고, 흩어진 장소와 체험에 하나의 주제를 입히는 방식이다. 긴 연휴가 여행 수요를 끌어낸다면 어떤 이야기로 시간을 채울지가 상품 선택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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