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소비자원 ‘가짜 백수오’ 발표 잘못됐지만…주주 배상책임은 없어”

입력 2025-06-0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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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츄럴엔도텍 주주, 소비자원‧정부 상대 손해배상 청구…최종 패소 확정

“원심 판단에 부적절한 점 일부 있으나
공표 행위와 손해 사이 인과관계 단절”

2015년 파장을 일으킨 한국소비자원의 ‘가짜 백수오’ 발표는 잘못됐지만, 소비자원과 정부 등이 관련 회사 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에게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까지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 씨 등 내츄럴엔도텍 주주 18명이 소비자원과 직원들,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1심과 2심은 소비자원 발표를 허위 사실로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사건 공표 당시 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 제품에 포함된 이엽우피소의 양이나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경위를 확인한 바 없다”며 “내츄럴엔도텍이 원가 절감을 위해 의도적으로 백수오를 이엽우피소로 대체했다고 단정할 만한 객관적 자료 역시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비자원은) 업체 등이 원가 절감을 위해 의도적으로 백수오를 이엽우피소로 대체했다는 취지로 공표함으로써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제품이나 원료 대부분에 인체에 유해한 이엽우피소가 상당량 혼입됐음을 암시했다”며 “의심의 여지없이 확실히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객관적이고도 타당한 확증과 근거가 있다거나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하급심 판단과 달리 대법원은 소비자원 발표는 허위 사실이라고 평가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2심 법원이 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한 결론은 틀리지 않았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허위 사실 공표’ 피해자는 내츄럴엔도텍 등 회사로 봐야 하고, 소비자원 발표와 주가 하락으로 인한 주주들의 손실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다소 부적절해 보이는 부분이 있으나 이 사건 공표 행위와 원고들이 주장하는 손해 사이의 상당 인과관계를 부정한 결론은 정당하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2015년 4월 21일 ‘시중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상당수가 가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내츄럴엔도텍이 판매하는 백수오 제품에서 백수오와 유사하지만 간 독성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는 ‘이엽우피소’가 일부 검출됐다고 공개했다.

내츄럴엔도텍은 공식 사과문을 냈고 주가는 폭락했다. 공표 이전 주당 8만6000원 대에 달하던 주가는 공표 한 달 만에 주당 8500원대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내츄럴엔도텍을 수사한 수원지검은 “백수오 샘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것은 맞지만 비율이 3% 정도에 불과하고 고의성이 없다”며 2015년 6월 무혐의 처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년간 독성시험을 한 뒤 2017년 8월 ‘백수오는 끓는 물로 추출해 섭취하면 안전하고 이엽우피소가 미량 섞이더라도 건강상 위해 우려는 없다’고 발표했다.

이에 A 씨 등 주주들은 소비자원의 잘못된 발표로 주가가 폭락해 손해를 봤다며 2018년 4월 소송을 제기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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