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회장, 사재 출연 없이 고통 전가”

26일 홈플러스 최대주주 MBK파트너스 본사가 있는 서울 광화문 D타워 앞. 현장에는 홈플러스 입점주들이 모여 기업회생에 대한 MBK의 책임을 촉구하는 규탄 집회를 열었다.
홈플러스가 최근 법원에 계약 해지를 신청한 점포인 조치원점에서 프랜차이즈 버거 매장을 운영하는 이현석 점주는 “기업회생 발표 후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며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매우 힘들었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홈플러스 매장에) 점주는 물론 점주의 가족과 수많은 직원의 생계가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생계에 대한 불안함을 떨칠 수 있는 (MBK와의) 대화의 장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홈플러스가 3월 4일 기업회생절차에 기습 돌입한 이후 입점주들과의 갈등이 계속 심화하고 있다. 그동안 홈플러스는 마트 내 식당 등 입점주에게 자체 단말기를 지급, 이를 통해 고객이 결제하면 임차료를 뗀 뒤 매출을 다시 돌려주는 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돌입 직후 1월 판매분부터 정산 지연을 거듭하자, 입점주들은 직원 급여와 식자재 구매비, 대출 상환금 등이 줄줄이 밀렸고 결국 대응책으로 개인 단말기를 도입했다. 그러자 홈플러스는 개인 단말기 사용은 계약 위반이라며 압박, 양 측은 극한 대립 중이다.
입점주들은 이날집회에서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직전인 1월과 2월 신규 입점 계약을 체결한 것이 ‘사기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재계약을 앞둔 점주에게는 수수료 인상 방침을 통보하기도 했다며 ‘상식 밖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폐점 수순에 나선 17개 지점의 입점주들에게 어떤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김병국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 회장은 “MBK는 현재까지 입점주들에게 어떠한 설명과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계획에 관해서도 내용조차 공유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해 근본적으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MBK와 실질적인 주인인 김병주 MBK 회장은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자구 노력을 했고,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묻고 싶다”며 “MBK는 사재를 1원 한 장 출연하지 않으면서 입점점주들과 근로자에게만 고통 분담과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