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아XX 닥X"[후보와 세끼]

입력 2025-05-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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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5-2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제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12일 시작되면서 6월 3일 대선일까지 역대급 단축 선거운동이 막을 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간의 치열한 3파전이 이어지는 동안 본지는 각 후보와 그들의 캠프에서 일어난 숨겨진 이야기들을 전한다. 유력 후보들에 대한 24시간 밀착 취재를 바탕으로 풀어내는 이 코너는 단순히 흥미로운 뒷얘기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각 후보들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차원에서 마련했다. 다만, 개인의 신상을 보호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가명을 사용한다.

▲ 20일 의정부 로데오거리서 유세하는 이재명 후보(왼쪽부터), 하남서 유세하는 김문수 후보, 19일 전남대 유세서 지지자들과 사진 찍는 이준석 후보. (연합뉴스)
▲ 20일 의정부 로데오거리서 유세하는 이재명 후보(왼쪽부터), 하남서 유세하는 김문수 후보, 19일 전남대 유세서 지지자들과 사진 찍는 이준석 후보. (연합뉴스)

#한끼: "기자! 아XX 닥X"

19일 A 대선 후보가 서울에서 유세를 벌인 뒤 현장에서 백브리핑을 했다. 통상 후보들은 일정이 끝난 직후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일정 혹은 그날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다만 다음 일정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 터라 시간은 늘 한정적이다. 질문과 답변이 빠르고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날도 촉박한 일정 탓에 캠프 관계자들이 질문을 막으며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떠야 한다고 반복해서 알렸지만, 기자들의 질문은 계속됐다. 백브리핑이 8분째 이어지며 다섯 번째 질문이 나오자 강성 지지자로 보이는 한 시민이 "기자! 다음 일정! 다음 일정! 아XX 닥X"라는 고성이 나왔다. 모두가 당황했고, 캠프 관계자들 역시 말을 잇지 못했다.

선거 유세 현장이나 캠프 사무실에선 민감한 현안을 두고 종종 욕설과 거친 언어들이 등장한다. 유세 현장에선 후보의 동선을 위해 경찰이 시민들의 통제를 막는 것에 불만을 가지면서 현장에 욕설이 난무하거나 유튜버들끼리 싸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 대선 경선 과정에서 B 후보가 탈락하자 침울한 분위기 속 충격을 받은 지지자들이 분을 풀지 못해 격한 발언과 욕설을 내뱉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우리도 난감하다. 이런 경우는 서로가 불편하다. 캠프 관계자가 가서 행사가 원활할 수 있게 진정시키기도 한다"고 전했다.

#두끼:구순 할머니 무대 등장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경기도 부천역 앞 유세에 나선 22일. 한 구순의 할머니가 무대에 올라 김 후보에게 빨간색 신발을 선물했다. 김 후보가 부천에서 국회의원을 할 때 부천역 자유시장 다리 밑에서 과일을 팔았던 할머니하고 한다. 할머니는 김 후보의 모습이 찍힌 30년 전 부천역 광장 기공식 사진을 높이 들어 보이며 "김 후보가 남부역 광장을 만들어줬다"고 알렸다. 신발을 신은 김 후보가 할머니를 향해 "따님은 장사를 하시냐"고 묻자 할머니는 "장사가 문제야? 대통령이 문제지!"라고 답했다.

당 선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할머니는 스스로 신발을 준비해왔다고 한다. 무대 등장도 특별한 섭외나 요청 없이 유세현장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졌고, 선대위 관계자들은 할머니가 말한 남부역 광장 조성 등 관련 자료를 현장에서 찾았다는 후문이다.

#세끼: 盧에 자신 비춰본 李

6·3 대선이 약 10일가량 남았던 지난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맞아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포함해 친노·친문 인사들과 모여 앉아 오찬을 함께했다. 테이블엔 고사리와 고기에 탕, 국, 전, 김치, 찬 여섯 일곱개. 후식으로 수박, 오미자차가 올랐다고 한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헌화를 하며 눈이 충혈될 정도로 눈물을 쏟았다. 식사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은 정치검찰에 탄압돼 서거하셨다. (지금도) 최악의 상황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한 상황이 돼 버려 감회가 (들었다)”며 노 전 대통령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비춰봤다. 그는 방명록에 “‘사람사는 세상의 꿈’ 진짜 대한민국으로 완성하겠다”고 적었다.

이날 오찬 참석자들의 면면을 보면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이들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하는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측근들과 참여정부 핵심 인사, 차세대 정치인, 현직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고르게 참석하며 정치적 계보의 폭과 깊이를 드러냈다. 15년 이상 추도모임에 참여하며 친노-친문 연대의 중추 역할을 맡아온 김경수·강기정 등 중진 정치인들도 참석했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내외와 노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의원, 유시민 작가 등도 자리했다.

특히 최근 공식적인 자리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이해찬 전 대표의 참석이 눈에 띄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비공개 조정자로서 영향력을 유지하는 등 원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 대선 경선이 이뤄지기 전이었던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만나 이재명 당시 대표를 도우라는 조언을 전했다는 얘기도 있다.

#새참: 유력 정치인들의 출몰에 놀란 대학생들

선거 유세를 위해 거의 매일 대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학식'을 먹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 후보는 21일도 경기 성남에 위치한 가천대학교로 향했고, 학생 식당을 이용하지 않는 학생들까지 식당에 몰려들며 그야말로 현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6000원짜리 학식 메뉴를 고른 이 후보는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아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학식 유세에서 눈에 띈건 바로 유력 정치인이 한 명 더 등장했다는 것. 바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다. 안 의원은 이날 이 후보를 만나기 위해 사전 협의 없이 현장을 찾았다고 한다. 그 덕에 안 의원이 이 후보의 일정을 함께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평소 학생들과 사진을 마다하지 않는 이 후보는 식사 후 약 40분간 학생들과 사진을 찍었고, 안 의원도 차담회 전까지 학생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강행군을 펼쳤다.

학교측은 유력 정치인들이 한날 한시 등장한 장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얼굴을 확인하거나 사진을 찍으려는 학생들이 길게 늘어서는 유례없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다만 안 의원의 이날 방문에서 원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은 점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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