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본 간부 “계엄 당일 ‘방첩사 체포조’ 지원 윗선 보고”

“체포는 방첩사 역할⋯경찰은 주도적 역할 안해”
“윤승영 수사기획조정관이 청장 보고했다 말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치안감)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간부가 국군방첩사령부로부터 체포조 지원 요청을 받고 윤승영 전 수사기획조정관에게 보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조지호 경찰청장, 윤 전 조정관 등 경찰 수뇌부 사건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에서도 이현일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계장의 증인신문을 이어갔다.

이날 검찰 측은 이 전 계장에게 ‘박찬균(영등포경찰서 형사1과장)에게 지금 국회에 방첩사에서 체포조 2개 팀을 보낼 것이니 (팀을) 인솔하고 같이 움직일 형사 5명의 명단을 짜달라’고 말한 게 맞냐고 질문하자 이 전 계장은 “네”라고 대답했다.

이 전 계장은 검찰 측에 ‘체포조’라는 말은 구민회 방첩사령부 수사조정과장으로부터 들은대로 표현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검찰 측이 ‘같이 움직일 형사가 인솔하고 같이 체포하는거냐’고 묻자 이 전 계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전 계장은 “체포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건지 생각을 안 해봤다”며 “어떤 부분이 진행이 되면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포를 하는 건 방첩사의 역할이고 경찰은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 전 계장은 박 과장과의 통화를 마친 뒤 윤 전 조정관에게 전화해 “방첩사에서 국회로 체포조가 오는데 국수본에서 지원을 해달라”며 “국수본에 인력이 없으니 영등포에서 하는 게 좋겠다는 보고를 했다”고 부연했다.

이 전 계장은 윤 전 조정관이 자신에게 "청장님에게 보고드렸다“며 ”영등포 형사 사복으로 보내줘라“는 말을 했다고도 증언했다.

검찰 측이 ‘통화의 취지는 조지호 피고인에게 보고했다는 내용이냐’고 묻자 이 전 계장은 “네”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