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형 ETF, 뷰티·증권주 넣고 방산주 덜었다

‘TIGER 모멘텀 ETF’ 22% 수익
가격 수익률·EPS 고려 종목 선별
에이피알·삼성증권 등 비중 확대

‘TIGER 모멘텀 상장지수펀드(ETF)’가 올해 들어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략형 ETF 가운데 단연 돋보이고 있다. 포트폴리오 상위에 편입된 화장품주와 증권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지만, 1분기 비중이 컸던 방산주는 리밸런싱을 거치며 비중이 축소됐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모멘텀 ETF는 올해 2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8.4% 오른 코스피 지수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이다.

모멘텀 ETF는 분기 또는 연 단위로 가격 수익률과 주당순이익(EPS) 등을 종합해 상승 모멘텀이 높은 종목을 선별해 담는다. 또 다른 모멘텀 ETF인 'KODEX MSCI모멘텀'은 18.0%, 'KODEX 모멘텀Plus'는 8.3% 상승했다.

19일 기준 TIGER 모멘텀의 구성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기업은 에이피알로, 비중이 5%에 육박한다. 에이피알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에이피알의 1분기 매출액은 2660억 원, 영업이익은 5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6%, 97%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뷰티 업계의 최고 성수기는 4분기지만, 에이피알의 이번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를 뛰어넘었다.

해외 진출 전망도 밝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해외 매출 비중이 지난해 55%에서 올해 74%, 내년 78%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히트 상품 증가에 따른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유통 채널 확장으로 높은 성장세가 기대된다”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화장품 기업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도 각각 5위와 6위에 이름을 올리며 K-뷰티의 저력을 보여줬다. TIGER 모멘텀 ETF는 코스맥스를 3.68%, 한국콜마를 3.54% 비중으로 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하반기 화장품 섹터 최선호 종목으로 에이피알, 코스맥스, 한국콜마를 꼽았다. 박현진ㆍ주지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인디뷰티 화장품의 수출 성장이 장기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라며 “새로운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구조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미국 저가 유통 채널 성장 흐름에 올라탄 데다, 중장기 불황형 소비 트렌드인 ‘가성비 소비’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도 7, 8위에 나란히 오르며 증권주에 대한 기대감도 이어졌다. 정부 정책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떠오르면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발행 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를 연내 추가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금융을 활성화하려는 방안으로, 증권사는 자금조달 수단을 확보하고 이자손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분기에 TIGER 모멘텀 ETF 내에서 비중이 컸던 방산주는 리밸런싱을 거치며 비중이 줄었다. 방산주가 1분기 중 단기간 급등한 만큼 차익 시현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LIG넥스원과 현대로템은 각각 이달 8일과 9일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뒤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다. 기관 투자자는 이달 들어 현대로템을 105억 원, LIG넥스원을 206억 원 규모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