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트럼프, 월마트에 “가격 올리지 마”…궁지에 몰린 기업들

입력 2025-05-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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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탓 말아야” SNS로 경고
월마트, 15일 실적 발표서 가격인상 표명
“기업, 가격 인상 vs 해고 갈림길”
인플레 불안에 미국 소비심리 역대 최악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한 월마트 매장에서 사람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한 월마트 매장에서 사람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관세 정책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를 비난하며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하라고 압박했다. 자신이 촉발한 관세전쟁이 기업들의 가격 인상 주요 배경임에도 적반하장 태도를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자신이 세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월마트는 관세를 받아들여야 하며, 고객에게 그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며 “체인 전체의 가격 인상 이유를 관세 탓으로 돌리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월마트는 지난해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면서 “관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길을 택하지 말고 주요 수입처인 중국과의 협의로 관세를 감내하고 소중한 고객들에게는 어떠한 추가 비용도 청구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내가 지켜볼 것이고 당신의 고객들도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5일 실적 발표에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에 따른 영향으로 이달 하순부터 또는 내달부터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가령 중국에서 생산되는 350달러(약 49만 원)짜리 자동차용 시트의 가격이 곧 100달러(29%) 인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100% 넘는 관세를 적용하며 맞서다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을 거쳐 각각 상대국에 대한 관세율을 90일간 115%포인트(p) 낮추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3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전 세계 대다수 국가에는 지난달 5일부터 10%의 기본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한 월마트 매장 전경. 월마트는 15일(현지시간) 분기 실적 발표에서 관세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오스틴(미국)/AFP연합뉴스
▲사진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한 월마트 매장 전경. 월마트는 15일(현지시간) 분기 실적 발표에서 관세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오스틴(미국)/AFP연합뉴스

트럼프는 마찬가지로 자동차 제조업체들에도 가격을 올리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AP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많은 미국 주요 기업이 점점 더 난처한 선택지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기업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가격을 올리면 트럼프의 분노를 살 수 있다. 그렇지 않는다면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영국 경제 분석업체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라이언 스위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증가에 따른 비용을 기업들이 모두 감당할 수 없다”면서 “가격을 올릴지 아니면 직원을 해고해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건 언젠가는 부딪힐 것을 알고 있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라고 짚었다.

트럼프의 기업 압박에도 인플레이션 불안은 고조되며 소비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미국 미시간대가 전날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 5월 잠정치는 50.8로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향후 1년 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7.3%로 1981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AP는 “트럼프는 관세를 인상하면서 대중들에게 외국 생산자들이 그 세금을 부담하고 소매업체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추가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설득하려 했다”면서 “그러나 경제 전문가 대부분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며 무역 제재는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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